8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헤리티지재단에서 열린 ‘한-일 대사들의 대화’ 행사에 참여한 안호영 주미대사(왼쪽)와 사사에 겐이치로 주미 일본대사(오른쪽)가 토론을 하고 있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
워싱턴 헤리티지 재단 세미나서
사사에 대사, 강제노동 축소
“한일 합의 등재 중요 나머지 사소”
안호영 대사 “합의 이행이 중요”
사사에 대사, 강제노동 축소
“한일 합의 등재 중요 나머지 사소”
안호영 대사 “합의 이행이 중요”
일본 강제징용 시설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놓고 미국 워싱턴에 주재하는 한국과 일본의 대사가 공개 석상에서 설전을 벌였다.
안호영 주미대사와 사사에 겐이치로 주미 일본대사는 8일(현지시각) 미국 헤리티지재단에서 열린 ‘한-일 대사들의 대화’ 세미나에서 이 문제와 관련해 첨예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사사에 대사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한-일간 합의를 통해 일본 문화유산을 등재한 것이 중요한 것이지, 다른 것들은 사소하다”고 말했다. 등재 이후 일본 정부가 ‘강제노동’을 부인하면서 빚어진 논란을 적당히 얼버무리고 넘어가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그는 “과거사와 관련해 일부 논란이 있고 양국 모두 국내적으로 어려움이 있음에도, 합의를 만들어냈다는 것이 매우 행복하고 만족스럽다”며 “이것은 우리가 자랑스러워하고 평가해야 할 부분이며 나머지는 사소하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안 대사는 “가장 중요한 것은 이미 모든 것이 문안으로 나와 있다는 것”이라며 “앞으로 양국이 합의한 것을 어떻게 이행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반박했다. 이는 강제노동이 주석 형태로 반영된 만큼 이를 인정하고 희생자를 기리기 위한 후속 조처를 이행하라는 주문으로 해석된다. 안 대사는 “이런 합의에 이르기까지 국제사회가 보여준 노력을 평가한다”며 “특히 유네스코도 일본이 합의한 것을 제대로 이행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고 밝혔다.
그러자 사사에 대사는 발언 기회를 자청해 “너무 구체적인 자구에 얽매여서는 안 된다고 본다”며 “너무 깊이 들어가 논의하지 말고 앞으로 나갈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행사에는 성김 미국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한·일 담당)도 참석했다. 한-일 갈등을 해소해 보려는 미국 쪽의 의도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성김 부차관보는 한-일 관계에 대해서는 언급을 삼간 채, 북핵 문제와 관련해 “북한이 진정성 있는 핵협상에 나설 용의가 있다면, 우리도 언제든지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그러나 현 시점에선 제재 이행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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