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015 동아시아평화국제회의’에서 동아시아평화국제회의 대표인 이홍구 전 총리(앞줄 오른쪽 셋째)와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앞줄 왼쪽 둘째)가 동아시아 평화선언을 발표한 뒤 참석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가운데는 이희호 김대중 평화센터 이사장.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동아시아평화회의서 기조연설
아베에 식민지배 등 사과 촉구
아베에 식민지배 등 사과 촉구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가 13일 일본은 과거사의 피해자들이 ‘그만두어도 좋다’고 할 때까지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이날 서울시와 경기도 주최로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015 동아시아평화국제회의’에서 ‘‘역사적 사실을 직시하며 동아시아 공동체의 구축으로’라는 제목으로 기조연설을 했다. 그는 식민지배와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각각 사과한 과거 일본 내각의 무라야마 담화와 고노 담화를 인용하며, “이런 마음의 표현은 상처 입은 나라의 국민들이 ‘그만두어도 좋다’라고 하는 시기가 올 때까지 계속 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이 경기 침체로 자신감을 상실해가던 중 편협한 내셔널리즘이 등장해 이런 생각을 ‘사죄외교’로 치부하면서 ‘침략전쟁이 아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곧 발표될 ‘아베 담화’를 통해 옛 일본군의 침략과 식민지 지배 등에 대해 피해 국가의 국민들에게 적극 사과할 것을 촉구한 것이다.
전날 서대문형무소를 방문해 일제강점기 투옥돼 고문당한 독립투사들에게 무릎 꿇고 사죄한 하토야마 전 총리는 “진정한 애국심이란 과거의 역사적 사실에 눈감지 않고 잘못한 것에 대해서는 사과할 줄 아는 용기”라며 “편협한 내셔널리즘을 억제하려면 우애의 이념에 근거한 지역적 기관을 창설해 서로 이해하기 위한 장을 공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동아시아가 부전(전쟁하지 않는) 공동체가 되는 것을 꿈꿔왔으며, ‘동아시아 공동체’를 창설해야 한다”며 오키나와 소재 ‘동아시아 의회’와 지역 안보 전담 기구인 ‘동아시아 평화회의’ 등의 설치도 주장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또 “아베 정권에서 안보법안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며 “이 법안 정비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일본은 평화헌법 하에서 절대로 전쟁에 참가하지 않는 국가로 남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