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은 한국인과 중국인 모두를 싫어한다. 중국인은 일본인은 싫어하는데 한국인은 좋아한다. 그럼 한국인은?
8일 외교부가 공공외교 전략 수립을 위해 삼정KPMG(삼정회계법인)에 의뢰한 온라인 조사에 나타난 한·중·일 3국의 상호 인식의 방향성이다. 이 조사는 한국 등 20개 나라의 이미지를 세계 14개국 성인 5600여명한테 온라인으로 지난해 10~11월에 걸쳐 묻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는 10월29일 외교부가 주최한 ‘공공외교의 날’ 행사 때 공개됐다.
눈에 띄는 대목은 중-일 양국민의 상호 혐오가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는 점이다. 일본인의 77.7%가 중국에 ‘혐오’ 감정을 드러냈는데, 이는 북한(88.1%) 다음으로 높은 수치다. 중국인은 47.1%가 일본에 ‘혐오’ 감정을 보였다. 절대 수치는 일본의 혐중 감정보다 낮은데, 순위는 1위다. 요컨대 중-일 양국민의 상호 혐오는 1·2위를 다툴만큼 강렬하다. 반면 일본인의 5.8% 중국을 좋게 봤고, 중국인의 35.3%가 일본을 좋게 봤다. 그러나 국가별 호감도가 전체 20개국 가운데 각각 18, 19위일 정도로 낮다.
중-일 양국인의 한국에 대한 호감·혐오 정도는 엇갈린다. 일본인의 59.7%가 한국을 ‘혐오’했다. 한국에 호감을 가진 일본인은 14.3%로, 일본인의 국가별 호감도에서 14위다. 반면 중국인은 66.1%가 한국에 호감을 갖고 있고, ‘혐오’ 감정을 지닌 이는 9%였다. 일본인이 ‘혐한·혐중’이라면, 중국인은 ‘혐일·친한’인 셈이다.
한국인의 중국과 일본에 대한 호감·혐오 정도는 이 조사로는 알 수 없다. 조사에 응한 14개 나라 시민에 한국인은 들어있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에 대한 이미지는 말레이시아(72·7%)·중국(66.1%)·인도네시아(57.1%) 순으로 호감도가 높았고, 일본은 14.3%로 호감도가 가장 낮았다. 미국인은 한국에 대해 호감(48.4%)-혐오(18.5%)로 호감도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다만 지난해 ‘글로벌 뷰 오브 차이나’ 조사에서 한국인의 중국 혐오도는 56%였고, 지난해 ‘BBC 월드 서비스 폴(POLL)’에서 한국인의 일본 혐오도는 79%였다.
한편, 조사에 응한 이들을 상대로 한 한·중·일 3국의 호감도 정도를 보면, 일본>한국>중국 순으로 호감도가 높았다.
이제훈 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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