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산드르 티모닌 주한 러시아 대사가 2일 “사드(THAAD·고도도미사일방어체계) (한국) 배치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며 한반도 핵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양국 정부의 사드 주한미군 배치 논란과 관련해 중국 정부에 이어 러시아 정부까지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나선 셈이다.
티모닌 대사는 이날 서울 정동 주한 러시아대사관에서 외교부 출입기자들과 한 간담회에서 사드를 미사일방어체계(MD)로 지칭하며 “러시아는 모든 당사국들에 특히 군사 분야에서 지역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는 그런 행동을 자제하도록 호소하는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특히 그는 “분명한 것은 이런 결정(사드 배치)이 앞으로 지역 내에서 러시아의 대외정책을 세우는 과정에서 고려될 것”이라며 “이런 결정이 양국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티모닌 대사의 이런 언급은 외교적 수사로 포장되긴 했지만, 사드의 한국 배치에 반대하며 한국 정부가 사드 배치 결정을 내리면 한-러 관계에 부정적 영향이 있을 수 있음을 공개적으로 ‘경고’한 셈이어서 주목된다.
티모닌 대사는 북한의 4차 핵실험 대응과 관련해서도 “6자회담이 가장 효력 있는 수단”이라며 “러시아와 중국은 한반도 핵문제 해결 방안과 수단에 대해 의견이 거의 일치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결의안에 대한 우리(중·러)의 접근도 아주 가까울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제훈 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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