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 드물어 파장 예고
추궈훙 주한 중국대사가 23일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만나 ‘한 가지 문제(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때문에 한·중 관계가 순식간에 파괴될 수 있다’고 발언한 사실과 관련해 24일 청와대와 외교부가 일제히 반발했다. 정부는 추 대사를 외교부로 불러들여(초치) 항의했다. 정부가 주한 일본대사관 관계자를 초치하는 일은 가끔 있지만, 주한 중국대사 초치는 전례가 드물어 파장이 예상된다. 주한 중국대사 초치는 2011년 12월 중국 어선을 단속하다 해경이 숨진 일로 당시 장신썬 대사를 부른 이래 4년2개월여 만이다.
앞서 중국 외교부는 한국 정부가 사드 배치 협의를 시작하겠다고 발표한 지난 7일 김장수 주중 한국대사를 초치해 항의한 바 있다. 한·중 양국 정부가 사드 배치 문제로 각각 상대국 대사를 초치해 항의한 셈이다.
김홍균 외교부 차관보는 이날 오후 추 대사를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별관(외교부 청사)으로 초치해 추 대사의 전날 사드 관련 발언 내용과 경위를 묻는 등 관련 논의를 했다고 외교부 당국자가 말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추 대사는 이번 사안의 민감성에 대해 이해를 표시하고, 주한대사로서 한·중 관계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해나겠다는 취지의 언급을 했다”고 전했다.
앞서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 문제는 증대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우리의 자위권적 차원 조치로 안보와 국익에 따라 결정할 사항이고 중국 쪽도 이런 점을 인식하고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훈 최혜정 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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