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31일 오전(현지시간) 워싱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 공동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워싱턴 핵안보정상회의 앞두고
미·중·일 정상과 연쇄 회담
미·중·일 정상과 연쇄 회담
미국 워싱턴에서 이틀 일정으로 31일(현지시각) 시작된 핵안보정상회의를 계기로 한국·미국·중국·일본 정상이 연쇄 양자·3자 정상 회담을 통해 북한 핵문제 대응과 한반도 정세 관리 방안 등을 협의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양자 정상회담을 했다. 한·미·일 정상은 3국 정상회의도 따로 진행했다. 동북아 주요국의 정상회담은 한·미→한·미·일→미·일→한·일→미·중→한·중 순으로 진행됐다. 이 가운데 특별히 주목할 회담은 미·중 및 한·중 정상회담, 한·미·일 정상회의다. 회담의 구체적 논의 내용은 즉각 알려지지 않았지만, 각 정상들이 회담에 배정한 시간으로 상대적 중요도를 가늠할 수 있다. 한·미·일 정상은 1시간 남짓한 3국 회의 뒤 (문답 없이) 대언론 발표도 함께 했다. 한·중 정상회담은 1시간 남짓 진행됐다. 반면 한·미는 10분, 한·일은 20분 남짓한 약식 정상회담으로 진행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미국이 핵안보정상회의 의제를 일방적으로 설정했다며 불참했다. 시진핑 주석과 아베 총리의 중·일 정상회담도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 2년 만에 한자리 모인 한·미·일 정상 한·미·일 3국 정상은 31일 오전 정상회의 및 대언론 발표를 통해 △국제사회의 철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2270호 이행 독려 △각국의 독자 대북제재 시너지 배가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 지속 강화 방안 등을 가다듬는 데 논의의 초점을 맞춘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은 30일 미국 <블룸버그 통신>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우리와 국제사회가 긴밀하게 공조해 지속적으로 압박한다면 북한도 핵을 포기하고 변화를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지금은 제재와 압박을 통해 북한 변화를 이끌어내야만 궁극적으로 제대로 된 평화를 이룰 수 있다”며 대북 압박에 강조점을 찍었다. 이번 한·미·일 정상회의는 2014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핵안보정상회의 당시 열린 3국 정상회의 이후 2년 만에 열렸다.
■ 한·중, 북핵 관련 ‘소통 강화’ 강조 박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과의 한·중 정상회담에 1시간 남짓을 할애하는 등 북핵 대응 과정에서 드러난 한·중 사이의 이견을 좁히는 데 공을 들였다. 박 대통령은 <블룸버그 통신>과 한 인터뷰에서 “북한이 다시 도발하면 감내하기 힘든 단호한 대응이 뒤따를 것이라는 분명한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앞으로도 중국이 건설적 역할을 해줄 걸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중 정상의 구체적 논의 내용은 즉각 알려지지 않았는데, 회담에 앞서 청와대가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두 정상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한반도 비핵화 실현을 위한 양국 간 협력 방안”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밝힌 대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청와대는 한·미, 한·일, 한·미·일 정상회담 관련 자료에선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이라는 표현을 전혀 쓰지 않았다. ‘비핵화+정세안정+대화·협상’이라는 ‘3원칙’을 일관되게 강조해온 중국 쪽을 의식한 표현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북한의 추가 핵실험 저지 등과 관련해 중국의 적극적인 역할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 한·일 정상, 위안부 합의 ‘강행’ 재확인 지난해 12월28일 한·일 정부의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문제 합의(12·28 합의) 이후 처음으로 한·일 정상이 만났다. 20분 남짓한 짧은 회담에서 두 정상은 주로 대북 공조 방안을 협의했는데, 12·28 합의 문제도 논의했다. 두 정상은 12·28 합의의 “온전한 이행의 중요성을 재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안팎의 논란에도 합의 이행을 강행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블룸버그 통신> 인터뷰에서 “일본 정부는 위안부 문제 합의의 정신을 존중하고, 역사를 직시하며 과거의 과오를 잊지 말고 미래 세대에 대한 올바른 교육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이제훈 기자 nomad@hani.co.kr
박근혜 대통령과 오바마 미국 대통령, 아베 일본 총리가 31일 오전(현지시간) 워싱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핵안보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워싱턴을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은 변화하는 핵테러 위협에 대한 대응책과 핵안보 강화를 위해 각국 정상들과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1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옴니 쇼어햄 호텔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