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2차관 3~4일 아바나 방문
카리브국가연합 정상회의에 참석”
한-쿠바, 정부차원 외교관계 없어
카리브국가연합 정상회의에 참석”
한-쿠바, 정부차원 외교관계 없어
한국과 공식 외교관계 수립에 소극적이던 쿠바가 미국과 관계정상화를 계기로 마음을 바꿔먹은 것일까?
쿠바 수도 아바나에서 열리는 다자정상회의에 한국 외교부 장관이 초청을 받았다. 물밑으로 오가던 양국 정부 차원의 수교 교섭에 진전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쿠바는 191개 유엔 회원국(남북한 제외) 중 미수교 3개국(쿠바·시리아·마케도니아) 가운데 전략적 비중이 큰 나라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31일 내외신 정례브리핑에서 “조태열 외교부 2차관이 6월3~4일 쿠바 아바나에서 열리는 제7차 카리브국가연합(ACS) 정상회의에 정부대표로 참석할 예정”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조 대변인은 “카리브국가연합 정상회의 참석 초청은 윤병세 외교장관 앞으로 온 ‘알폰소 다비드 무네라’ 카리브국가연합 사무총장의 서한으로 이루어졌으나, 윤 장관이 박근혜 대통령의 아프리카·프랑스 순방 행사를 수행 중이라 조 차관이 참석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조 차관은 옵서버 국가 자격으로 회의에 참석해 ‘옵서버 국가들과 대화’ 세션에서 연설하며,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 주최 만찬에도 참석한다. 한국 외교부 차관의 쿠바 방문은 2006년 9월 이규형 당시 외교부 2차관이 제14차 비동맹정상회의 참석차 방문한 데 이어 두번째다.
한국은 2005년 쿠바 수도 아바나에 코트라 사무소를 개설했으나, 정부 차원의 외교 관계는 아직 맺지 못했다. 김대중 정부 2년차인 1999년 10월 유엔 총회의 대쿠바 금수조처 해제 결의안에 기존의 ‘기권’ 방침을 바꿔 ‘찬성’ 표를 던졌고, 이듬해인 2000년에는 쿠바 정부에 수교 교섭을 공식 제안했다.
그러다 최근 몇년새 의미 있는 진전이 이뤄졌다. 2013년 9월 유엔 총회 기간 중 쿠바가 의장국을 맡아 열린 ‘제2차 라틴아메리카·카리브국가공동체(CELAC·셀락) 트로이카 외교장관 회의’ 계기에 한-쿠바 외교장관 회담이 사상 처음으로 성사된 게 대표적이다. 2014년 7월에는 서울에서 열린 ‘제3차 한-셀락 콰르테토 외교장관회의’ 참석을 명분으로 쿠바 외교부 차관보가 방한했다.
쿠바는 한국과 달리, 북한과는 전부터 각별한 관계를 맺고 있다. 아바나에 8인 규모의 북한 대사관이 있으며, 지난해 9월 라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의 후계자로 꼽히는 리겔 디아스 카넬 국가평의회 수석부의장이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위원장과 회담했다. 최근엔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이 쿠바를 방문해 24일 라울 카스트로 쿠바 공산당 중앙위 제1비서와 회담을 했다.
이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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