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호 주벨라루스 대사, 내부망 글
문 대통령 선거 도운 퇴직 외교관들
외교·안보진용 후보 거론되자 비판
문 대통령 선거 도운 퇴직 외교관들
외교·안보진용 후보 거론되자 비판
현직 대사가 은퇴한 외교부 출신 인사들의 ‘현역 복귀’ 시도를 정면으로 비판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8일 외교부 쪽 설명을 종합하면, 김용호(외시 20회) 주벨라루스 대사는 지난 13일 외교부 내부 통신망에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과 직업 공무원제 확립’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글에서 김 대사는 “퇴직한 선배 외교관들이 선거판에 끼어들어 정치권에 들어가더니, 선거 후에는 정치인으로서가 아니라 현역으로 다시 등장하기 시작”했다고 썼다. 김 대사는 또 지난 10년 간 ‘올드 보이’들이 청와대·외교부 등으로 복귀해 역사 퇴행 현상이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김 대사는 이어 “(이들은) 정치의 길을 가거나 원로로서 자문의 역할에 머무르는 미덕을 살림으로써, 후배들이 언제까지고 ‘꺼진 불도 다시 보며' 살지 않게 내버려 두어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김 대사는 이번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도왔던 외교관 출신 그룹 ‘국민 아그레망’ 인사들이 외교·안보 진용 주요 후보로 거론되자, 이에 대한 반발을 표출한 것으로 보인다. 김 대사는 1986년 외무부에 입부해 유럽 등 공관 근무를 많이 했으며, 2002년께 인사제도계장을 하면서는 외교부 인사제도 개혁을 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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