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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외교

아베와 푸틴의 에너지 밀월 관계

등록 2017-06-29 17:59수정 2017-06-29 21:35

일본 야말 액화천연가스 프로젝트 투자
야말 가스전 조감도
야말 가스전 조감도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2016년 9월 2차 블라디보스토크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며 이렇게 말했다. “블라디보스토크가 지난날 국제도시의 면모를 되찾기를 바라는 푸틴 대통령의 꿈은 나의 꿈이기도 하다.”

두달 뒤 일본국제협력은행(JBIC)은 러시아 최대 민간 에너지기업 노바테크가 주도하는 야말반도 가스전 개발 사업에 유럽 금융기관과 함께 6억달러(약 6760억원)의 협조금융을 주기로 했다. 북극해와 접한 시베리아 서쪽 야말반도 인근 천연가스전을 개발하는 이 사업은, 러시아가 2013년부터 총 270억달러(약 31조1500억원)를 투자해 야심차게 추진해왔다. 전체 공정이 마무리되면 세계 최대 규모인 연간 1650만t의 액화천연가스(LNG)를 생산하게 된다. 야말엘엔지 프로젝트는 러시아가 중점적으로 추진해온 전략적 사업이다. 야말반도의 독특한 지리적 위치 때문이다. 가스전 개발로 기반시설을 구축하면 북극 자원의 개발을 주도할 수 있는 거점이 된다. 또 북극해 항로를 이용한 엘엔지 운반은 그 자체로 북극해 항로의 활성화에 기여한다. 이를 극동 블라디보스토크로 수송하면 블라디보스토크 일대를 수출 거점화 할 수 있다. 일본은 세계 최대의 엘엔지 수입국이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러시아 극동에서 값싸게 엘엔지를 수입하면 그만큼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

북극해 인근 야말반도 액화천연가스의 여름·겨울 수송로
북극해 인근 야말반도 액화천연가스의 여름·겨울 수송로
아베 총리의 말은 또 다른 깊은 의미가 있다. 지난 6월22~23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과 러시아과학아카데미 극동지부 경제연구원(ERI)은 부산에서 제12차 공동 국제세미나를 열었다. 이 세미나에서 파벨 미나키르 경제연구원 명예원장은 그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중국이 추진하는 일대일로 구상의 육상 프로그램이 중국의 막강한 경제력, 좁게는 중국의 통합 리더십에 힘입어 성공을 거두게 된다면 러시아가 추진하는 유라시아경제연합의 미래가 봉쇄되거나 상당히 복잡하게 전개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러시아는 중국의 투자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야말 프로젝트는 미국의 경제제재로 좌초 위기에 처했으나 중국 기업의 대거 투자로 숨통이 트였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일본의 투자 참여는 중국의 영향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 재정 분야에서의 일본의 역할은 균형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파트너”라고 미나키르 명예원장은 강조했다.

북극해 최대의 가스전인 야말반도 액화천연가스 시설
북극해 최대의 가스전인 야말반도 액화천연가스 시설

사할린~도쿄 가스파이프라인도 타당성 조사

아베와 푸틴의 에너지 협력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사할린~도쿄를 잇는 가스파이프라인(PNG) 사업이 20여년 만에 다시 부활해 타당성 검토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이 구상은 1990년대 후반 도쿄가스, 신일본제철 등 44개사가 출자해 만든 민간 에너지연구단체 ‘광역천연가스 파이프라인연구회’가 제안했으나 결국 사장되고 말았던 것이다. 2016년 10월 일본 자민당과 공명당의 일부 의원들은 일본 정부에 이 프로젝트(사할린→홋카이도→도쿄만)의 검토를 요청했다. 두달 뒤인 2016년 12월 일본을 방문한 푸틴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나가토 정상회담은 이를 의제로 삼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의 지난 3월22일 보도에 따르면 ‘일본 파이프라인 개발운용’(JPDO)과 일러천연가스(JRNG) 두 회사는 사업 타당성 검토를 진행한 것으로 돼 있다. 총길이는 1500㎞, 수송용량 20Bcm/년(Bcm은 10억㎤), 사업비용 60억달러, 완료 시점은 2022년으로 예정하고 있다. 이 사업은 1단계로 사할린에서 일본 왓카나이(홋카이도)를 경유하여, 무쓰-오가와라(혼슈 아오모리현)로 연결되며, 다음 단계로 도쿄만까지 연결하는 것으로 돼 있다.

강태호 평화연구소장 kankan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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