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산하 대외원조 기관인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KOICA)의 한 중동지역 사무소장이 현지 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내부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코이카의 간부 출신 인사가 코스타리카에서 인턴을 추행해 준강제추행 혐의로 검찰에 고발된 지 나흘 만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28일 “중동 지역의 한 국가의 코이카 소장이 현지 직원을 성추행했다는 내부 제보가 코이카에 접수됐다”며 “현재 코이카에서 조사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해당 소장 ㄱ씨는 대화 도중 제스처를 취하며 상대의 몸을 건드리거나 손을 잡는 등의 행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가 접수된 것은 8월 중순께로 전해지지만, ㄱ씨의 이런 부적절한 행위는 이전부터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관계자는 “코이카 조사가 끝나면 그 결과를 바탕으로 외교부에서 현지 조사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외교부는 24일 코이카의 본부 실장이던 ㄴ씨가 지난 3월 현장 복무 점검차 코스타리카를 방문해 인턴 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코이카는 당시 징계절차 등을 밟지 않고 ㄴ씨의 사표를 수리하는 등 은폐 의혹도 받고 있다.
다만, 이번 건의 경우 코이카는 제보 내용을 즉각 외교부에 보고하고 처리에 나섰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취임 뒤 외교부와 산하기관의 성추문 사건에 대해 엄단할 것을 지시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으나, 외교부를 둘러싼 성비위 사건은 끊이지 않고 있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