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방문 중인 강경화 외교부 장관(오른쪽)이 19일(현지시각) 앤서니 레이크 유니세프 총재에게 평창올림픽 마스코트를 선물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외교부 제공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19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대북 인도적 지원과 관련해 “현재 남북관계와 북한 핵·미사일 도발 등 제반 상황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시기 등 관련 사항을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외교부가 20일 전했다.
제72차 유엔 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강 장관은 이날 앤서니 레이크 유니세프(UNICEF) 총재를 만나 “우리 정부도 정치적 상황과 분리해 대북 인도적 지원을 검토한다는 것을 기본 입장으로 하고 있다”고 밝힌 뒤 이렇게 말했다. ‘대북 인도적 지원은 정치적 고려 없이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해온 강 장관의 앞선 발언들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 유엔에서 인권 관련 업무를 오래 한 만큼 ‘인도적 지원’에 대한 소신이 뚜렷했던 강 장관이 최근 ‘시기 조절’을 검토 중인 정부 기류에 맞춰 입장을 바꾼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레이크 총재는 강 장관에게 “인도적 문제는 정치적 상황과 분리해서 다뤄야 한다는 것이 유니세프의 입장”이라며 “최근 한반도의 정치적 상황과 무관하게 북한 주민, 특히 어린이들에 대한 대북 인도적 지원은 지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북한 어린이의 영양·건강 상태가 매우 열악해 이에 대한 지원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