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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외교

스티븐 해들리 전 미 NSC 보좌관, “북핵 해결은 한미일 공조와 중국에 달려”

등록 2017-10-29 18:15수정 2017-10-29 22:06

29일 서울에서 기자회견
미국 ‘군사 옵션’ 가능성에 대해
“외교·경제적 압박과 제재, ‘중국’ 통하는 방식” 강조
“군사 옵션은 우리가 원하는 게 아냐”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스티븐 해들리 아틀란틱 카운슬 부이사장(왼쪽 둘째)이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스티븐 해들리 아틀란틱 카운슬 부이사장(왼쪽 둘째)이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
미국 조지 부시 행정부에서 백악관 안보 보좌관을 지냈던 스티븐 해들리 아틀란틱 카운슬 부이사장이 한국을 찾아 북핵 위기와 관련해 “외교적 해결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해들리 부이사장은 29일 오전 서울의 한 호텔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한-미 동맹과 미국의 대북 정책 방향에 대한 질문에 답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해들리 부이사장은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군사적 옵션’ 발휘 가능성에 대해 “트럼프 정부와 문재인 정부가 이야기해야 할 부분”이라면서도 “외교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우선이다. 외교·경제적 압박과 제재, 중국을 통하는 방식으로 해결하는 것이 좋다. 궁극적으로 군사 옵션은 우리가 원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미국이 과연 중국에게 압박을 가해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어 낼 수 있겠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해들리 부이사장은 “중국도 이 문제가 중요하다는 걸 안다”며 “한-미가 중국에게 현재 상황이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점을 이해시켜야 한다. (현재 상황은) 중국에게도 여러 위험을 초래하기 때문에 중국이 핵무장한 북한을 반기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한-미-일 모두가 북한을 저지하고(deter), 방어하는(defend) 방식으로 응답할텐데, 이는 미국을 동아시아 안보에 더욱 깊숙이 개입시키는 꼴이 될 것라 중국이 별로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핵무장이 야기할 미국의 한반도 등 동아시아 지역 개입 가능성을 지렛대 삼아 중국을 설득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어 해들리 부이사장은 “중국이 북한에 외교, 경제적인 압박을 가해 북한 정책을 바꾸기 위해서 영향을 발휘하길 바란다”며 “(북한의 비핵화는) 중국이나 한-미-일뿐 아니라 북한에도 좋다. 북한의 핵무기 및 탄도미사일 개발은 북한 스스로를 덜 안전하게(less secure and less safe)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물론 김정은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은 인정한다. 하지만 그가 틀렸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자리에서 해들리 부이사장은 트럼프 정부의 대북 강경 기조에 대한 해석도 내놓았다. 그는 트럼프 정부의 대북 정책이 과거 미국 정부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트럼프 정부든 과거 클린턴 정부든 북한 문제 해결을 우선적인 과제로 둔다는 점에서는 같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핵무기 프로그램과 관련해 ‘이건 중요한 문제다. 중국이 북한 이슈를 무시하면 안 되고 문제 해결을 위해 연대하고, 북한을 압박해 비핵화를 달성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확실하게 전달했다는 측면에서 잘했다”고 평가했다.

해들리 부이사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메시지에 대해선 “협상과 압박이라는 의미가 섞인(mixed) 메시지”라며 “서로 다른 방향으로 보일 수 있지만 하나의 전략이다. 트위터 메시지만 보지 말고 실제로 미국 정부가 무엇을 하는 봐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이 북한을 향해 강경하고 전쟁도 불사할 것 같은 메시지를 보낸다는 측면만 볼 게 아니라 실제 미국 정부가 행동으로 옮기는 게 무엇인지 봐야 한다는 얘기다. 그는 “미국 정부가 보내는 메시지를 일반 사람들이나 국제사회가 볼 때 혼란스러울 수 있지만 ‘과장 해석’하지 말라”며 “북핵 문제를 돌파하기 위한 전략을 만들기 위한 협상 테이블을 준비하는 과정(setting the table)으로 생각하는 게 좋을 거 같다”고 말했다.

그는 한 달 남짓한 기간 동안 북한의 추가 ‘도발’이 없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아직 판단하긴 이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등 국제사회의) 제재의 효과일 수도 있고, 그냥 연기(delay)가 되는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 시점에서는 북한이 도발하지 않는 방식으로 어떠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인지를 확실히 알기 어렵다는 얘기다.

보수 정치권에서 나오는 전술핵무기 재도입과 관련해 해들리 부이사장은 “한-미 양국이 논의해볼 만한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1992년 미국이 한국에서 전술핵무기를 철수시킨 것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것이었다”라며 “이제는 북한이 핵무기를 가지고 있으니 한-미 정상이 다시 논의해볼 수 있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해들리 부이사장은 또 한-일 간 과거사 문제에도 언급하며 “미래로 향하기 위한 방해요소가 되니 피하길 희망한다”며 “한-일 간 과거사 문제의 무게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 하지만 북핵 문제가 과거와는 달리 한국뿐 아니라 일본에도 위협을 가한다. 한-미-일이 협력해야 해결이 가능하고, 러시아와 중국이 동참해야 한다. 그런데 이 상황에서 한국이 일본과의 과거사 문제 때문에 협력하지 못하면 안 된다. 이건 오히려 북한이 원하는 일이 아니겠느냐”라고 말했다.

스티븐 해들리 부이사장은 미국 조지 부시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콘돌리자 라이스 후임으로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냈다. 아틀란틱 카운슬은 미국의 주요 국제 문제를 다루는 비영리 싱크탱크로, 지난 9월19일(현지시각) 유엔 총회 때 방미한 문재인 대통령에게 ’세계시민상’을 수여한 바 있다. 해들리 부이사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방한에 앞서 한국을 찾았고, 27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 등을 만났다.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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