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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외교

탈핵의 에너지 전환과 아시아 슈퍼그리드

등록 2017-11-15 18:01수정 2017-11-15 20:20

기후불량국가 한국 탈원전으로 가는 길
기후불량국가 한국 ‘화석상’을 수상

한국의 에너지 불균형은 세계에서 드물 정도로 심각하다. 2016년 11월 30일 공개된 미국 CIA의 '월드 팩트북(WORLD FACTBOOK)'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발전 설비용량은 94GW(기가와트)로 전세계 13위였다.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13위였으니, 설비용량 수준은 경제규모와 비슷한 셈이다. 문제는 지나친 원전 의존이다. 우리의 원전 용량은 중국과 비슷한 세계 4위이며, 그 비중도 프랑스(48.8%), 아르메니아(34.3%), 벨기에(30.4%)에 이어 26.8%로 세계 4위였다. 반면에 신재생에너지 의존 비중은 1.9%였다. 전 세계 최하위권인 82위다. 월드 팩트북에 따르면 덴마크(43.1%), 독일(41.2%), 니카라과(34.1%), 스페인(30%), 포르투갈(29.4%)은 비교가 불가능하고 원전강국인 프랑스(11.2%) 중국(9%), 미국(7.4%) 일본(3.8%) 등에도 크게 못미치는 것이다. 이러한 ‘원자력 과잉-신재생에너지 빈곤’이라는 극명한 대비는 ‘기후불량국가’라는 오명을 안겨주고 있다. 2016년 11월 유럽기후행동네트워크(CAN Europe)와 독일 민간연구소 저먼워치(German Watch) 등 국제 환경운동 단체들은 일본과 함께 우리를 지구온난화 대책에 역행하는 국가에 주는 ‘화석상’ 수상자로 결정했다.

탈원전의 시대적 흐름과 신재생에너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월 19일 “탈원전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라고 천명한 것은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 후퇴를 거듭해 온 기후변화정책을 제자리에 되돌려 놓아야 한다는 절박함에서 나온 것이었다. 원전 정책 재검토와 신재생에너지 산업 육성은 5월 대선에 출마한 여야 후보들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공통된 인식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 탈원전에 제동이 걸렸다. 이미 공사가 진행된 탓도 있지만 고리 5,6호기 건설 중단 방침이 국민들의 여론에 의해 뒤집어지면서 재개쪽으로 결론이 났기 때문이다.

정부는 곧바로 지난 10월 24일 현재 계획된 6기의 신규원전 건설계획을 백지화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하고 7%인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우리는 신재생에너지의 엄격한 국제기준을 적용하지 않아 높은 수치로 나타남)을 2030년까지 20%로 확대한다는 에너지 전환(탈원전) 로드맵을 발표했다. 남상민 유엔에스캅(아태경제사회위원회) 동북아사무소 부대표에 따르면 2016년 기준으로 풍력과 태양광 설비용량이 중국은 225GW, 일본은 44GW 규모로 한국은 6GW였다. 수력을 포함한 비화석연료 (원자력 제외)의 전력비중은 한국이 2.3%에 불과한 반면 중국은 25%로 4분의1 수준, 일본도 13%였다.

이 로드맵에 따르면 원전은 올해 24기에서 2022년 28기, 2031년 18기, 2038년 14기 등으로 단계적으로 감축되며, 이러한 원전의 단계적 감축방안을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31년)과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2038년)에 반영하기로 돼 있다. 그러나 이 정도의 신규 원전 감축 도 쉽게 수용되기 어려운 게 우리 현실이다.

따라서 우리가 안고 있는 문제의 심각성은 에너지 생산구조가 이처럼 기형적이고 비정상적인 세계 꼴찌 수준임에도 그걸 자각하는 인식수준은 20세기의 낡은 과거에 머물고 있고, 원전 찬성 여론의 견고함은 세계 1, 2위를 다투고 있다는 데서 찾아야 할지도 모른다.

이 간극과 벽을 뛰어넘기 위해서는 높은 원전의존도와 원전 친화적 문화를 극복할 대안적 담론의 제시가 필요하다. 일찍이 크리스토퍼 렌 스웨덴 안보개발정책연구소(ISDP) 연구원이 “아시아 각국 정부는 산업적 규모의 대체 에너지를 적정 가격으로 활용할 수 있을 때라야만 원전 의존도를 줄일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원전 없는 세상은 암흑’이라는 원전추진론자들의 위협을 무력화시킬 현실적 대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그는 “반핵 활동가들의 세력 또한 약하기 때문에 정부는 그들의 요구를 계속 무시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 반핵 환경운동이 태양광(열) 풍력 그리고 송전망에서의 기술혁명에 입각한 신재생에너지 자본의 등장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고있다.

환경운동과 신재생에너지 자본의 동맹- 슈퍼 그리드

사하라 사막의 태양열 발전을 남부 유럽과 북아프리카 중동국가들에 공급하는 데저텍 프로젝트  출처: APERC(아시아태평양에너지자료센터)
사하라 사막의 태양열 발전을 남부 유럽과 북아프리카 중동국가들에 공급하는 데저텍 프로젝트 출처: APERC(아시아태평양에너지자료센터)
태양 풍력에너지를 중심으로 한 신재생에너지는 경제(자본)와 생태(환경) 사이에 접점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환경정책에 경제원리(시장메커니즘)를 활용하고, 경제정책에 환경원리를 도입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독일에서 치열한 논의 끝에 탈원전을 선택할 수 있었던 것은 1980년대 때부터 환경론자들이 경제와 환경의 접점인 신재생에너지 산업에 뛰어들어 이데올로기적 뒷받침을 충실히 해주었기 때문이었다고 말한다. 환경론자와 늘 맞서왔던 자본의 동맹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여기에 신재생에너지가 앞서 렌 연구원이 지적한 산업적 규모의 대체 에너지를 경제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단계에 들어섰으며, 유럽은 남유럽·중동·북아프리카 슈퍼그리드(태양열), 북유럽 슈퍼그리드(풍력) 프로젝트를 통해 이를 보여주고 있다.

과거 국제에너지 기구(IEA)는 태양에너지(태양광과 태양열) 기술이 2050년까지 세계 전력의 21% 정도를 충족시킬 수 있으리라 예상했었다. 그러나 2010년 들어서 연구결과는 이런 예상을 뛰어넘어 50% 이상이 될 것으로 수정됐으며, 지금은 태양에너지(태양광과 태양열 모두)가 2060년이면 전세계 전기수요의 대부분을 충당할 것으로 바뀌었다. IEA 신재생에너지부의 수석 분석가인 세드릭 필리버르는 “우리는 아마 현재보다 더 많은 전기를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 대부분은 태양에너지에 의해 생산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지구촌의 모든 사막이 단 6시간 동안 받는 태양에너지가 인류 전체가 1년 동안 소비하는 에너지보다 더 많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유럽 대륙과 아프리카에서 추진되고 있는 슈퍼그리드 현황
유럽 대륙과 아프리카에서 추진되고 있는 슈퍼그리드 현황
유럽과 북아프리카 중동국가들(MENA)간에 추진되고 있는 데저텍 프로젝트는 이것이 단순히 과학자, 전문가들의 분석이나 전망이 아니라는 걸 보여준다. 스위스 물리학자인 게르하르트 크니스는 12만㎢(북한 크기)의 사막에 발전시설이 설치되면 인류 전체가 이산화탄소 방출 없이 전력을 소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2003년 이 프로젝트를 연구하기 위해 대체에너지에 특화된 과학 네트워크를 조직하고 여기에 데저텍(사막과 테크놀로지의 합성어)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여기에 1968년 창설된 로마 클럽의 독일 지부가 참여해 데저텍 재단을 설립했으며 독일정부가 적극 지원했다. 독일은 이 프로젝트가 원자력 철폐 운동으로 야기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정규재 에너지경제연구원 전력정책연구실 연구위원에 따르면 2009년 독일 주도로 전력 관련 기업과 금융기관 등 12개 기업이 참여하는 DII(데저텍 기업 이니셔티브 )가 사하라 사막에 데저텍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해 결성됐으며 기업들은 20여개로 확대됐다.

데저텍 프로젝트의 1차 사업으로 2016년 완공된 아프리카 북서부 모로코의 사하라 사막 가장자리에 있는 태양열 발전단지 누르 1기(Noor 1) 약 50만 개의 U자 형태의 금속 거울이 800개의 열로 늘어서 태양의 이동경로를 천천히 따라간다.
데저텍 프로젝트의 1차 사업으로 2016년 완공된 아프리카 북서부 모로코의 사하라 사막 가장자리에 있는 태양열 발전단지 누르 1기(Noor 1) 약 50만 개의 U자 형태의 금속 거울이 800개의 열로 늘어서 태양의 이동경로를 천천히 따라간다.
4천억 유로(약 523조원)를 쏟아부을 이 메가프로젝트는 2050년까지 MENA 지역의 온실가스 배출을 50% 줄이고, 동시에 유럽 전력 수요의 15%를 공급하는 게 목표다. 이 프로젝트가 완료되면 1천64TWh(테라와트)의 전기가 공급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유럽 최대 전기 소비국인 독일이 2년 동안 쓸 수 있는 전력량이다. 불확실한 수익성, ‘아랍의 봄’ 이후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 정세 불안과 내부의 이해갈등으로 사업이 차질을 빚긴 했지만, 2015년부터 사우디를 중심으로 33개 기업과 기관이 참여하는 ‘사막에너지 후원자들’ (Supporters of Desert Energy)이라는 기업 네트워크가 새로 구성되고 본부를 독일 뮌헨에서 아랍에미리트 두바이로 옮기면서 사업은 본궤도에 올랐다.

북유럽 슈퍼그리드는 사막의 태양이 아닌 북해의 풍력을 이용하려는 것이다. 2030년까지 북해지역에 150GW의 해상풍력단지를 건설하고 해저 케이블을 통해 육상으로 송전하는 역시 메가프로젝트다. 2009년 12월 북해 연안 국가들의 합의와 EU의 적극적 지지로 시작됐다. 이 사업은 2050년까지 3단계에 걸쳐 추진될 예정이며, 최종적으로 총 4991억달러(약 559조원)를 들여 500GW의 전력을 유럽 시장에 공급한다는 게 목표다. 2010년 사업 시행을 전담하기 위해 미국 GE, 독일 지멘스, 프랑스 송전망업체 RTE 등 세계적 전력기업 10개사가 참여하는 기관 ‘슈퍼그리드의 친구들’(Friends of the Supergrid)이 설립됐다. 현재 16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아시아판 신재생 에너지 공동체-고비텍

손정의 소프트뱅크 사장이 2016년 9월 도쿄에서 자연에너지 재단이 주최한 심포지엄에서 아시아슈퍼그리드에 관해 연설하고 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사장이 2016년 9월 도쿄에서 자연에너지 재단이 주최한 심포지엄에서 아시아슈퍼그리드에 관해 연설하고 있다.
손정의 사장의 소프트 뱅크는 아시아에서도 환경운동과 신재생에너지 자본간의 동맹이 가능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재일 한국인 3세로 소프트뱅크라는 글로벌 비즈니스제국을 이끌고 있는 손정의(손 마사요시) 사장은 지난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재앙 뒤 고비텍 프로젝트(몽골 고비사막에서의 태양열 발전)와 아시아 슈퍼그리드(한국 일본 중국 러시아 나아가 전 아시아를 연결하는 대규모 송전망)를 제안했다. 유럽의 데저텍 프로젝트를 아시아에서 실현하자는 것이다. 이는 한중일 공동으로 직면한 과제인 탈원전의 공동전략이 될 수가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2년 6월 민주통합당 상임고문 시절 일본에서 당시 손 회장을 만나 동북아슈퍼그리드 구상에 대해 의견을 나눈 바 있으며, 손 사장은 지난 4월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아시아 슈퍼그리드 프로젝트 실현을 위해 한국의 새대통령을 만나 이 문제를 논의하고 싶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그리고 지난 9월 블라디보스톡에서 열린 3차 동방경제 포럼 연설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동북아 슈퍼그리드’를 제시함으로써 이에 화답했다. 그리고 지난 10월말 서울 플라자호텔에서는 일본 신재생에너지재단(REI· 자연에너지재단)과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는 공동으로 국제 세미나를 열었다. 세미나의 주제는 '아시아 수퍼그리드-동북아시아를 위한 개념에서 현실까지'였다. 유럽에 이어 아시아에서도 탈원전의 신재생에너지 협력은 더 이상 구상이 아니라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는 뜻일 것이다.

아시아에서 진행되고 있는 국가간 전력망 연계 협력

남상민 유엔에스캅 동북아사무소 부대표에 따르면 신재생에너지 협력을 위한 아시아 전력망 구상은 기본적으로 몽골의 풍력 및 태양과 러시아의 수자원을 활용하는 걸 전제로 한다. 몽골 고비사막의 재생에너지 활용 잠재량은 풍력이 연간 1,110TWh, 태양광이 1,500TWh로 추정되며, 러시아 극동지방의 수력은 연간 1,139TWh로 추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2016년 전력 총 생산량이 526TWh이라는 점에서 극동지방 수력 발전용량은 그 2배에 이른다. 이를 배경으로 이미 몽골 중국 러시아간에는 양자간 전력거래 등 에너지 연계 협력이 이뤄졌다.

고비 사막의 풍경.
고비 사막의 풍경.
몽골 고비사막의 태양열 발전인 고비텍 프로젝트와 한 중 일 러를 연결하는 아시아 슈퍼그리드 구상  출처: APERC(아시아태평양에너지연구센터)
몽골 고비사막의 태양열 발전인 고비텍 프로젝트와 한 중 일 러를 연결하는 아시아 슈퍼그리드 구상 출처: APERC(아시아태평양에너지연구센터)
한양대 김연규 교수에 따르면 중국과 러시아는 2013년 러시아 전기를 연간 3만~5만GWh까지 중국에 수출할 수 있도록 하는 전력망 연계 사업에 합의했으며, 2016년 러시아는 중국에 중국 총 전력 소비의 0.05%에 해당하는 3320GWh를 수출했다. 몽골은 커다란 재생에너지 수출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전기를 수입하고 있는데, 2012년 434GWh에서 2016년 1760GWh로 국가 전력 소비의 20%에 해당하는 수준까지 수입량이 늘어나고 있다. 이는 몽골이 중국과 접경지역에서 석탄 특히 구리광산 개발로 인한 전력수요를 중국으로부터의 수입 전력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동북아에서도 2000년대 초반 이후 북한의 심각한 전력난 그리고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에너지 지원 등이 맞물려 ‘남북-러시아간’ 동북아 전력연계망 구상 등이 활발하게 논의돼 왔다. 데저텍 등 유럽의 슈퍼그리드는 이미 35개국이 참여하는 전력연계망이 구성돼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들 가운데 12개 국가는 생산전력의 10% 이상을 수출하고, 14개국은 소비전력의 10%이상을 수입하고 있었다. 일방적으로 수출만, 혹은 수입만 하는 것이 아니며, 계절과 시간에 따라 수입국이 되기도, 수출국이 되기도 했다. 예컨데 독일의 경우, 2016년 27TWh를 수입하고, 80TWh를 수출했다. 마찬가지로 아시아에서도 지역차원에서 국가간 전력망 연계 협력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경쟁적으로 제기되는 아시아 슈퍼그리드 구상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참사 뒤에 나온 손정의 소프트 뱅크 사장의 고비텍-아시아 슈퍼그리드 구상은 이런 국가간 전력망을 ‘아시아적 의제’로 만들었다. 몽골, 러시아, 중국 등은 이를 계기로 보다 확대된 동북아 지역 아시아 나아가 글로벌 차원의 프로젝트를 내놓고 있다. 몽골은 소프트뱅크와 협력 아래 아시아개발은행 등과 함께 고비텍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러시아는 푸틴 대통령이 2016년 9월 2차 동방경제포럼에서 남북러 전력 연계, 일본과의 에너지 브릿지 사업을 포괄하는 한중일 몽골,카자흐,러시아 등을 묶는 아시아 슈퍼에너지링(AER Project) 구축과 이를 위한 정부간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정규재 연구위원에 따르면 아시아(동북아) 슈퍼그리드 논의 초기에 소극적이던 중국도 일대일로 전략의 일환으로 글로벌 슈퍼 그리드 구축 국가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시진핑 주석은 2015년 9월 유엔 ‘지속가능발전 정상회의’에서 글로벌 전력망 연결(GEI)’ 비전을 제시하고 이를 실행하기 위한 조직으로 GEI 개발협력기구 (GEIDCO)를 설립했다. 중국의 구상은 2050년까지 50조 달러(5경 8660조원)를 투입해 북극의 바람과 적도의 태양자원까지 통합적으로 연계함으로써 일대일로 전략에 이어 에너지 실크로드라 할 수 있는 글로벌 초연결망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2015년 9월 유엔 연설에서 제시한 글로벌 전력망 연계구상(GEI). 중국은 이를 뒷받침하는 실무기구로 GEI 개발협력기구를 만들었다. 출처:www.geidco.org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2015년 9월 유엔 연설에서 제시한 글로벌 전력망 연계구상(GEI). 중국은 이를 뒷받침하는 실무기구로 GEI 개발협력기구를 만들었다. 출처:www.geidco.org
이제 아시아에서의 신재생 에너지 협력은 거대 담론과 구상의 초기 단계를 넘어서고 있다. 구체적 사업의 타당성 조사까지 합의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2016년 3월 한국 중국 일본 러시아의 전력회사들은 다국간 송전망 연결 사업에 대한 타당성 조사를 하기로 했다. 또 남상민 부대표가 지적하고 있듯이 각국의 탈원전의 신재생에너지 협력을 위한 연구와 논의, 사업구상 들을 공유하고 조정하는 협의 플랫폼이 검토되고 있다. 2016년 8월 중국 전력위원회(CEC)가 동북아지역 전력연계 협력포럼을 제안했으며, 푸틴 대통령 역시 한달 뒤인 9월 정부간 협의체 구성을 제안한 바 있다. 남 부대표는 올 8월 29-30일 러시아 이르쿠츠크 동북아전력망 연계 포럼에선 이에 대한 원칙적 합의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고비텍 프로젝트는 거대한 구상이며 장기간에 걸친 프로젝트다. 무엇보다도 탈원전으로 가는 에너지 전환의 시대에 대한 비전을 담고 있다. 유럽공동체의 역사는 독일과 프랑스가 중심이 된 철강 석탄공동체에서 시작됐다. 마찬가지로 이 프로젝트들은 무엇보다도 일본과 한국 그리고 중국이 과거의 잘못된 역사를 극복하고 미래지향적인 협력으로 가는 계기이자, 동아시아 공동체로 나아가는 초석이 되리라는 기대를 낳고 있다.

손정의 사장은 지난 4월 앞서의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한국·중국·일본간 전력을 연결하면 3국 국민의 마음도 이을 수 있다. 그래서 아시아 평화를 이루는 게 꿈이다."

강태호 한겨레 평화연구소장 kank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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