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5일 한국에 머무르고 있는 각국 대사와 상공인들을 오는 2월 평창 동계올림픽·패럴림픽이 열리는 평창으로 초대했다. 평화올림픽으로 성공적 개최를 꾀하는 문재인 정부의 바람에, 마크 내퍼 주한미국대사 대리와 나가미네 야스마사 일본대사 등 37개국의 주한대사를 비롯한 95명의 주한외교사절단과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 등 주한미군 관계자, 일본 연립여당인 공명당의 야마구치 나쓰오 대표 등 200여명이 ‘사전 답사’를 다녀왔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오른쪽 두번째)이 평창 마스코트인 수호랑과 반다비 인형 들고 있는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왼쪽 두번째), 마크 내퍼 주한미국대사 대리(오른쪽)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외교부 제공
일정의 시작은 올림픽 기간 주요 교통수단이 될 서울-강릉을 잇는 케이티엑스(KTX) 경강선 열차 시승이었다. 경강선은 12월 정식 개통을 앞두고 이날 시운행을 했다. 강릉에 도착한 시찰단은 아이스하키 경기장과 스피드스케이트 경기장을 둘러봤다. 이희범 대회 조직위원장이 직접 경기장에 대해 설명을 하기도 했다.
강릉의 한 호텔에서 진행된 오찬에서 강 장관은 “2018 평창올림픽은 세계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는 한국의 노력에 또다른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평창의 뜻이 ‘평화’와 ‘번영’을 의미한다고 소개한 뒤였다. 강 장관은 이어 “북한도 대회에 참가하기를 희망한다”며 “(이는) 전체 국제사회가 분명히 환영할, 남북 화해와 평화를 구축할 독특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5일 케이티엑스(KTX) 안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강 장관은 앞서 강릉행 기차 안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평창올림픽에) 참가할 가능성은 분명히 있다”며 “IOC(국제올림픽위원회), IPC(국제패럴림픽위원회)와 계속 협의를 하면서 북한이 올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얼마 전에 유엔에서는 올림픽 휴전 결의안이 만장일치로 채택이 됐고, 북한은 채택에 동참을 했다”며 “그렇기 때문에 북한도 올림픽 가족의 한 회원국이기에 정치적 상황과는 별도로 이 평화의 대전인 올림픽에 기여할 의지와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찬에서 외교단을 대표해 축사한 모하메드 쌀림 알하르시 오만 대사는 “우리는 평화로운 올림픽 개최를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을 지원하고 협력할 것임을 확언한다”며 “우리는 평창 대회가 평화와 관용, 공존의 메시지를 발신해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하고, 대화를 재개하게 하고, 세계 평화를 촉진하는데 기여할 기회가 될 것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은 축사에서 “미국 정부의 고위 관리로서 주한미군과 주한 미 대사관은 경기가 성공적이고 안전하게 열리도록 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할 것임을 분명히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모든 잠재적 위협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야마구치 일본 공명당 대표는 기자들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평창올림픽 방문 가능성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일본에 돌아가면 아베 총리에게 꼭 와줬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달해달라고 부탁했다”며 “이 기회로 살려서 평창 동계올림픽과 도쿄올림픽의 성공 연결 고리가 이어지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함박눈이 내리는 가운데 시찰단은 평창 개·폐회식장을 둘러봤다. 지붕이 없는 개방형 경기장의 방한 대책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이 조직위 홍보담당자는 “방풍네트를 설치하고 핫팩 세트라든지 방한 장비를 제공할 것”이라며 “관람객들이 쉴 수 있도록 난방 쉼터를 곳곳에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세르비아 대사관 관계자는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와 큰 차이가 있다”며 “개폐회식장도 완공됐고, 다른 경기장들도 준비가 됐고, 한국이 동계올림픽 준비 막바지에 들어갔다는 게 한눈에 보인다”고 말했다.
공동취재단, 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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