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2017년도 재외공관장회의 개회식 모습.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의 추가 도발을 억제하고 한미동맹 차원에서 대북 억지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18일 오전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2017년도 재외공관장회의에서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외교부가 “새로운 국정기조에 맞춰 국민중심외교, 국익중심외교, 능력중심외교를 표방하면서 지난 7개월 동안 매일 매일의 외교적 과제를 풀어나가기 위해 정신없이 달려왔다”면서도 “여전히 우리 앞에는 다양한 난제가 놓여있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강 장관은 △북핵 문제 △미국·중국·일본·러시아 등 주변 4국과의 협력 △외교 지평 확대(외교 다변화) 등 세 가지를 핵심 과제로 들었다.
첫번째 과제로 든 북핵 문제에 대해 강 장관은 북한이 “지난 11월29일 화성 15호를 발사하며 핵무력 완성을 주장하기에 이르렀다”며 “이에 대해 우리 정부와 국제사회는 북핵 불용 원칙 하에 강력한 제재·압박을 통해 북한의 핵 개발을 저지하기 위한 단합된 노력을 전개하면서 북한이 도발을 중단하고 조속히 대화 테이블로 복귀할 것을 촉구해왔다. 앞으로도 정부는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의 추가 도발을 억제하고 한미동맹 차원에서 대북 억지력을 강화해나가며 한반도 안보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 장관은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과제 가운데 하나로 미·중·일·러 4국과의 협력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 정부가 “출범 2개월 만에 미국을 방문하고, G20 계기 주변 4국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정상외교를 본격 가동했다”며 “이후 대통령의 9월 러시아 방문, 미국 대통령의 (한국) 국빈 방문, 그리고 지난주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까지 7개월 동안 그야말로 유례없이 활발한 정상외교를 전개해왔다. 특히 대통령의 지난주 중국 방문은 (한-중) 수교 25주년이 다 가기 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THAAD) 체계 문제로 경색된 양국 관계를 정상화시키는 데 큰 걸음을 내디뎠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강 장관은 미국과의 관계에 대해 “11월 이뤄진 한-미 정상회담의 후속조치를 이행하고 고위급 협의, 공조를 지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역사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일본에 대해서는 “양자 관계가 역사를 직시하는 가운데 미래 지향적인 성숙한 동반자 관계로 발전될 수 있도록 고위급 교류 및 소통을 활성화하고, 다양한 분야에서의 실질 협력을 증진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어 러시아와의 외교에 대해서는 “9월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5개 틀을 기반으로 9개 다리(나인 브릿지) 분야의 협력을 추진하는 등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의 실질적 발전을 추진해나갈 것”이라며 “이들 4개국 공관장들이 주재국과의 관계를 한층 더 발전시켜 나가는 데 큰 활력을 불어넣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강 장관은 한반도 주변 4개 나라와의 외교뿐 아니라 유럽, 동남아 국가와의 교류도 활성화하는 등 한국 외교 지형 다변화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강 장관은 “대통령이 장관 임명장을 수여하면서 외교 다변화 추진을 주요 과제로 주문했다”며 “특사파견에 있어서 유럽연합(EU), 독일, 아세안, 인도, 호주, 에콰도르 등을 포함시킨 것도 같은 맥락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지난달 인도네시아 국빈 방문 중 대통령이 천명한 ‘신남방정책’은 아세안과 인도 등 서남아시아 국가와의 협력 관계를 한층 격상하겠다는 우리 정부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며 “9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발표한 ‘신북방정책’과 더불어 우리 외교 정책의 중요한 축이 되어 동북아를 넘어선 주변국지역의 공동번영을 모색할 것이다. 이들 정책의 체계적인 추진을 위해 북방경제협력위원회와 범정부 아세안 기획단 등 범정부 차원에서 제도적 기반을 갖춰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이날 강 장관은 수교 50주년을 맞는 유럽연합(EU)과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심화, 내년 아르헨티나에서 개최되는 G20 정상회의 계기 순방 추진, 자유무역협정(FTA) 네트워크 확충, 아프리카·중동 지역 정상 및 고위급 교류와 기업 진출, 한-아프리카 재단과 연계한 대아프리카 외교 인프라 강화 노력 등을 강조했다.
18일부터 닷새 동안 진행되는 재외공관장 회의에는 미·중·일·러 등 주요국 주재 대사를 포함해 전 세계 163개 재외공관에 근무하는 대사, 총영사 등 공관장 182명이 참석한다. 회의에 참석한 공관장들은 △국정운영방향 토의 △주제토론(국민중심외교와 공공외교) △평창 동계올림픽 현장 방문 △해외 진출을 희망하는 청년과의 대화 △영사콜센터 방문 △봉사활동 등 일정에 참여한다.
노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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