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오른쪽)과 쿵쉬안유 중국 외교부 부부장 겸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만나 인사한 뒤 이 본부장이 자리로 안내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북한이 평창 겨울올림픽에 대표단을 파견한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양팔을 벌려 환영해야 한다. 하나의 민족이자 동포이지 않은가. 중국은 평창 올림픽이 끝난 뒤 남북이 지속적으로 교류하길 희망한다.”
쿵쉬안유 중국 외교부 부부장 겸 한반도사무특별대표는 5일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에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6자회담 수석대표 협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중국 지도부급 인사의 평창 올림픽 참석 여부를 묻는 질문에 “조만간 소식이 있을 것”이라며 “우리는 평창 올림픽이 한반도 평화를 구축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쿵 대표는 남북 고위급회담(9일)을 나흘 앞둔 이날 북핵 문제와 향후 대응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협의를 마친 뒤 쿵 대표는 임성남 외교부 제1차관과도 만났다. 이날 쿵 대표는 수석대표 협의를 시작하기 전 “한반도 정세 속에서 긍정적인 요소가 나타나고 있고 물론 복잡한 도전에도 직면하고 있다”고 밝혔다. 협의가 끝난 뒤 기자들이 ‘긍정적인 요소’가 무엇인지 묻자 쿵 대표는 “남북대화, 그리고 한-미 양국이 군사 훈련을 잠시 중단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평창 겨울올림픽 기간 중 한-미가 연합 군사훈련을 하지 않기로 한 데 대해 “한국은 쌍중단(북한의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 연합훈련 동시 중단)이라고 말하지 않아도 되지만, 이는 실질적으로는 쌍중단이다. 이는 한반도 정세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정세가) 안정적인 방향으로 가도록 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북한을 비롯해 한국,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가 참여하는 6자회담의 재개 가능성에 대해서 쿵 대표는 “우리는 재개할 수 있는 방향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과 대화하고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우리는 북한과 대화하고 있다”며 “북한이 신년사에서 표명했던 것처럼 조속히 한국과 소통할 수 있도록 촉진하겠다. (남북이) 9일에 회담하기로 발표했는데, 이 회담이 순조롭게 개최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마도성공’이라는 표현을 쓰며 “회담이 시작하자마자 성공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해 12월14일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방문 기간에 발생한 중국 경호원의 한국 기자 폭행 사건에 대해서 쿵 대표는 “(임 차관과) 이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며 “임 차관이 (이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는 입장을 표명했고, 나도 임 차관에게 당사자(중국 경호원)에게 형사적 조치가 취해졌다고 말했다. 관계 당국이 사실에 따라 해결하는 태도로 법에 따라 처리할 것을 믿는다”고 말했다.
1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신년사 발표를 계기로 남북이 고위급회담 개최에 합의하는 등 관계 개선 움직임이 구체화되니 미국, 중국, 일본 등 관련 국가들의 눈과 발이 한국으로 향하는 모양새다. 지난 2일 이도훈 본부장은 조셉 윤 미 대북정책특별대표와 전화 협의를 하고, 4일에는 가나스기 겐지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 통화했다. 오는 8일에는 서울에서 가나스기 국장을 만나 6자회담 수석대표 협의를 한다. 같은 날 한-일 국장급 협의도 열린다. 국장급 협의에서는 ‘12·28 한-일 위안부 합의’ 문제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노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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