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순구 외교부 차관보(오른쪽)가 23일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수전 손턴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 태평양 담당 차관보 대행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남북 정상회담을 나흘 앞둔 23일 한국과 미국, 일본의 고위급 외교 당국자들이 잇따라 만나 대책을 협의했다.
윤순구 외교부 차관보는 이날 오전 외교부 청사에서 전날 방한한 수전 손턴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대행(차관보 지명자)과 만나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 대책을 조율했다. 손턴 대행은 협의를 마친 뒤 “좋은 조율을 했다”며 "우리 사이에는 이견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모두발언에서 “이번 주는 대단한 주”라며 “남북정상회담이 어떻게 돼가는지 듣고, 미-북 정상회담에 필요한 후속조처를 마련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손턴 대행은 앞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예방하고, 천해성 통일부 차관과도 만났다. 북한의 핵실험장 폐기 발표를 평가하고, 대책을 조율한 것으로 보인다. 손턴 대행은 천 차관을 만난 뒤 “최근 몇 년 간보다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진정성을 확인할 수 있는 더 좋은 기회를 잡았다”며 “예정된 회담들에서 북한의 진정성을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비핵화 협상의 원칙으로 밝힌 ‘단계적·동시적 조처’와 관련해선 “비핵화의 세부적인 사항은 더 파악해봐야 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우리 쪽 북핵 6자 회담 수석대표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이날 외교부 청사에서 가나스기 겐지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과 만나 북한 비핵화 방안을 협의했다. 이 본부장은 “남북, 북-미 정상회담이 진행되는 동안 두 나라가 협의를 계속하고, 그럼으로써 북한 비핵화에서 중요한 진전을 이루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가나스기 국장은 "최근 수개월 간 상황이 빠르게 바뀌고 있어 한-일 관계는 물론 한-미-일 관계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24일 손턴 대행과도 만날 예정이다.
유강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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