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전 손턴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대행이 24일 서울 남영동 미대사관 공보과에서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미대사관 제공
수전 손턴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대행(지명자)은 향후 북-미 협상 과정에서 “‘검증’이 비핵화의 핵심적인 부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27일 남북정상회담에서 그동안 북한이 밝힌 비핵화 의지에 대한 진정성이 확인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손턴 대행은 24일 서울 남영동 미대사관 공보과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지금까지 우리가 본 것은 비핵화 의지에 대한 그들의 ‘말’(statement)”이라며 “금요일 회담(남북정상회담)을 통해 진정성 여부를 확인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북한의 비핵화 의지는) 실제적인 행동을 통해 확인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국이 바라는 ‘구체적인 비핵화 행동’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2008년 북한이 비핵화의 신뢰구축 조처로 영변 원자로 냉각탑을 폭파했던 것은 “상징적인 조처”였다며 “(핵·미사일) 실험 모라토리엄과 (핵)실험장 폐쇄에서 시작해 동결, 사찰, 검증 등 일련의 단계”가 북한이 취할 수 있는 공고한 조처라고 답했다.
손턴 대행은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등 북한 노동당 전원회의 결과에 대해서는 “인센티브(대가)에 따른 게 아닌 일방적으로 이뤄졌다”며 “매우 긍정적인 발표였다”고 해석했다. 또 이후 “실제 실험장이 폐쇄됐다는 구체적인 신호를 찾을 것”이라며 “그런 행동들이 신뢰를 구축하는 데 좋은 조처가 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자신의 임기 내 비핵화 성과를 보고 싶어한다는 관측에 대해서는 “오랜 시간이 걸리기를 바라지 않지만 데드라인(마감 기한)이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단계적 조치가 반드시 오랜 시간이 필요한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시간을 끄는 프로세스에 들어갈 생각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앞서 북한이 남쪽 방북 특사단에 비핵화의 조건으로 제시했던 ‘체제안전 보장’ 등 문제에 대해서는 “무엇이 그들을 안전하다고 느끼게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그들의 생각이 무엇인지, 북한에게 듣고 싶은 부분”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남북, 북-미 회담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면서 제기되는 대북 제재 해제 문제에 대해서는 “우리는 대북 제재가 해제되기 전에 손에 잡히는 비핵화 행동을 보길 원한다”고 말했다.
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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