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란히 앉은 문 대통령·김여정 문재인 대통령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왼쪽 둘째)이 11일 오후 북 삼지연관현악단의 공연이 열린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오른쪽부터 김정숙 여사, 문 대통령, 김 부부장, 김영남 북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 부부장 등 북한 고위급 대표단은 이 공연 관람을 끝으로 2박3일의 방남 일정을 마치고 이날 밤 전용기인 ‘참매2호’를 타고 북으로 돌아갔다. 청와대사진기자단
27일 남북정상회담에 참석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공식수행단에 여동생인 김여정 당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이름을 올려 그의 구실에 새삼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부부장은 지난 2월 평창 겨울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김 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내려와 문재인 대통령에게 김 위원장의 평양 초청 친서를 전달한 바 있다.
김 부부장은 김 위원장 곁에서 정치, 외교, 문화 등 국정 전반을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정상회담에 참석하는 남쪽 공식수행단에서 굳이 짝을 찾자면 임종석 비서실장의 역할과 비슷하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김 부부장은 앞서 조직지도부와 선전선동부를 거친 바 있고, 최근엔 전반적인 업무를 모두 다루고 있다”며 “그런 사정을 감안하면 이번 정상회담에서 임 실장과 짝을 맺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부부장이 공식수행단의 한 명인 최휘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과 함께 평창 겨울올림픽에 참여하는 북한선수단을 이끌었다는 점에서 스포츠나 문화 교류에 대한 협의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조 수석연구위원은 “대북제제 국면에서 대규모 경제 교류나 협력은 당분간 어렵지만, 스포츠나 문화 교류는 이어가려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2020년 베이징, 2022년 도쿄올림픽에서 남북이 함께 참여하는 방안을 제안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남쪽의 공식수행단 면면을 보면, 스포츠나 문화 분야를 협의할 인사가 분명하지 않다는 점에서 김 부부장이 구체적인 사항을 협의하기보다는 김 위원장을 곁에서 살피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김 부부장이 백두혈통으로서 북한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감안하면, 김 위원장의 부인 리설주 여사가 이번 정상회담에 나오지 않을 경우 사실상의 `퍼스트 레이디‘ 구실을 할 수도 있다.
유강문 선임기자, 노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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