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판문점 북측 지역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판문점/한국공동사진기자단
청와대가 올해 안에 추진하기로 한 종전선언에 중국의 참여를 필수조건으로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평화협정에는 중국의 역할이 크다고 강조했다. 정치적 의미인 종전선언은 남·북·미 3자가 하고, 제도적 장치인 평화협정은 중국을 포함한 4자가 맺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2일 기자들과 만나 “종전선언은 전쟁을 끝내고 적대관계를 해소한다는 정치적 선언으로, 중국이 주체가 될 필요가 있는지는 생각해볼 문제”라고 말했다. 중국이 한국전쟁의 당사자이긴 하지만, 남북한은 물론 미국과도 수교한 상태여서 이미 적대관계가 해소됐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그러나 평화협정은 법적·제도적 장치 마련이라는 의미가 있고, 남북한이나 북-미만의 문제가 아니라서 중국의 역할이 상당히 크다”고 덧붙였다. 평화협정 체결에는 중국의 참여가 필수조건이라는 얘기다.
청와대의 이런 구상은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의 주체를 분명히 함으로써 ‘4·27 판문점 선언’에 따른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일정을 가속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남북 정상은 ‘판문점 선언’에서 “정전협정 체결 65주년인 올해 종전을 선언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며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남·북·미 3자 또는 중국까지 포함한 4자 회담 개최를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종전선언의 주체를 남·북·미로 한정할 수 있다는 구상은 이전 논의의 모호함을 해소하기 위한 접근법이다. 종전선언의 주체를 둘러싼 논란에 시간을 들이지 않겠다는 구상으로 읽힌다.
청와대는 그러면서도 중국이 종전선언에 참여하는 것을 배제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필수조건은 아니지만, 중국의 선택에 따라선 참여의 길이 열려 있다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얼마든지 중국이 들어올 여지가 있다”며 “중국이 들어오길 바란다는 의지를 밝히면 특별히 마다할 이유도 없다”고 말했다. 통일부 고위 관계자도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판문점 선언에도 3자 또는 4자라는 표현이 있다”며 “중국이 종전선언의 당사자로서 참여하겠다고 하면 이를 배제한다는 전제나 판단은 들어가 있지 않다”고 말했다. 중국은 평양을 방문 중인 왕이 외교부장 겸 국무위원을 통해 북한의 입장을 타진하고 종전선언 참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논의에서 중국의 참여를 둘러싼 논란은 2007년 남북정상회담의 10·4 선언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나왔다. 당시에도 이와 관련해 중국과 협의를 진행했으나, 중국은 확실한 답을 주지 않다가 남북정상회담 직후에야 ‘당사자로서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유강문 선임기자, 성연철 노지원 기자
mo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