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0일 오후(현지시간) 싱가포르 창이 공항에 도착해 항공기에서 내리고 있다. 뒤쪽으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리수용 당 부위원장 겸 국제부장, 리용호 외무상의 모습이 보인다. 싱가포르 소통홍보부 제공
10일 오후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에 도착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뒤에는 예상대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을 비롯해 리수용 당 중앙위 부위원장과 리용호 외무상이 있었다.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은 김 위원장보다 조금 늦게 싱가포르에 도착했다.
김영철 부위원장은 지난 1일 트럼프 대통령을 단독 예방해 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하는 등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함께 이번 북-미 정상회담 성사의 핵심 역할을 해왔다. 폼페이오 장관이 지난달 9일 2차 방북해 김정은 위원장을 예방할 당시 통역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배석한 북쪽 인사이기도 한 김영철 부위원장의 이번 싱가포르행은 예상 대로다.
김영철 부위원장과 함께 지난 1, 2차 북-중 정상회담에 배석해 김 위원장을 보좌했던 리수용 부위원장과 리용호 외무상 역시 나란히 이날 창이공항에 도착했다. 당 국제부장인 리 부위원장은 지난해 4월 신설된 최고인민회의 외교위원장으로 북한 외교 사령탑이다. 스위스 주재 북한대사를 지내는 등 30년에 걸쳐 유럽공관에서 근무한 리수용 부위원장은 김정은 위원장의 스위스 유학 시절 가까이서 김 위원장을 보좌한 것으로 전해진다. 리 외무상 역시 유럽 쪽 경력이 많으나, 1994년 북-미 3단계 회담에 북쪽 대표단원에 이름을 올린 뒤 2000년 북-미 고위급회담에 참석하는 등 대미외교에도 깊숙이 관여해왔다. 지난 2011년 발리에서 열린 남북비핵화회담의 북쪽 대표단으로 참여하는 등 북한 핵 문제에도 정통한 인물이다. 북-미 두 정상이 12일 북한의 비핵화와 관계 정상화 등에 합의할 경우 리 외무상이 북쪽을 대표해 이행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후 북쪽 수행단을 태운 버스가 창이공항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숙소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현송월(왼쪽) 삼지연 관현악단 단장의 모습이 포착됐다. 연합뉴스
노광철 신임 인민무력상도 이날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와의 회동에 배석하면서 이번 여정에 함께한 것이 뒤늦게 확인됐다. 최근 박영식을 대신해 인민무력상으로 발탁된 노광철은 2015년 7월 인민무력성의 전신인 인민무력부 제1부부장에 취임해, 이듬해 5월 7차 당대회에서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선발된 인물이다.
김 위원장이 공항에 도착할 당시 동생 김여정 부부장의 모습은 보이지 않아 의문이 제기됐으나 김 부부장의 모습은 이후 김 위원장과 리 총리 간 회동이 열린 대통령궁 이스타나에서 포착됐다. 그에 앞서 현지 언론 <스트레이츠 타임스>는 이날 오후 3시45분께 북한 비행기를 타고 창이공항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이 비행기는 김 위원장의 전용기 ‘참매 1호’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의 비서실장 역할을 하는 김 부부장은 지난 2월 김 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방남하고 4·27 남북정상회담에서도 김영철 부위원장과 함께 김 위원장의 곁을 지켰다.
김 위원장 일행이 숙소인 세인트 리지스 호텔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일전선책략실장으로 보이는 여성과 최강일 외무성 북미국 부국장의 모습도 포착됐다. 이들은 이달초 김영철 부위원장의 방미 때도 동행한 바 있다. 아울러 현송월 삼지연 관현악단 단장의 모습도 북한 수행단이 탄 버스 안에서 포착돼 눈길을 끌었다. 미국 쪽과 김 위원장의 의전과 경호 등 실무를 조율해온 김창선 당 중앙위 부장도 이날 김 위원장과 함께 움직였다.
싱가포르/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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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보] 북-미 정상회담 D-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