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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외교

트럼프 “북한과 다음주부터 고위급 후속회담” 속도전

등록 2018-06-12 20:36수정 2018-06-12 21:48

공동성명서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합의
미국쪽에선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나서기로
북쪽 상대 명시 안해…리수용·리용호 가능성
포괄적 합의에서 신속한 이행으로 전환할 듯
역사적 첫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 12일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호텔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동성명을 들고 악수하고 있다. 싱가포르/연합뉴스
역사적 첫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 12일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호텔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동성명을 들고 악수하고 있다. 싱가포르/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고위급 후속회담을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열기로 합의함에 따라 북-미 관계 정상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및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인 협상이 곧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공동성명에는 포괄적인 내용을 담고, 고위급 후속협상에서 구체적인 로드맵을 만들어가는 ‘싱가포르 프로세스’가 작동하는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북-미 정상회담을 ‘성공적 과정의 시작’으로 표현한 바 있다.

두 정상은 이날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이번 정상회담의 성과를 이행하기 위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그에 상응하는 북한 고위급 사이에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후속회담을 열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르면 다음주 회담이 열릴 것”이라고 말해 후속협상이 속도전을 띨 것임을 예고했다.

고위급 후속회담에선 공동성명에 담지 못한 종전 선언을 포함한 북-미 관계 정상화 일정과 방법, 북한 핵무기 및 대륙간탄도미사일 폐기 및 반출 로드맵 등에 대한 실질적인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이 정상회담에서 “세상은 아마 중대한 변화를 보게 될 것”이라고 공언한 만큼, 후속회담은 구체적인 행동이나 조처와 연결될 공산이 크다.

공동성명에서 고위급 후속회담의 주체로 폼페이오 장관을 명시했으나, 북한 쪽 상대는 적시하지 않은 게 눈에 띈다. 지금까지 폼페이오 장관과 짝을 이뤘던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대신 다른 인사가 나설 가능성을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만약 김영철 부위원장이 아니라면 리수용 노동당 부위원장 겸 국제부장이나 리용호 외무상이 나설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폼페이오 장관은 성격상 외교장관에 해당하나, 미국 행정부 안에서의 서열은 그보다 높기 때문이다. 북핵 협상 과정을 지켜보는 한 외교관은 “폼페이오 장관이 중앙정보부장 시절 김영철 부위원장과 맺은 ‘정보 대 정보’ 관계를 ‘정부 대 정부’라는 일반적인 형식으로 전환하려는 것일 수 있다”며 “김 부위원장이 나서지 않더라도 폼페이오 장관과 맺은 신뢰를 기반으로 후속회담에서도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 정상이 이른 후속회담에 합의한 데는 공동성명을 신속하게 이행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김 위원장은 합의를 철저히 이행하는 과제점검형 스타일로 알려져 있다. 이번에도 신속한 이행을 통해 국제사회에서 자신에 대한 신뢰를 쌓아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행 의지는 미국 내 정치 일정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는 그로선 이번 정상회담이 실질적인 진전을 담보한 것임을 과시하고, 이를 입증할 필요가 있다. 폼페이오 장관을 정상회담 직후 한국과 일본에 보내 회담 결과를 설명하는 것도, 신속한 이행으로 나아가겠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유강문 선임기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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