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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외교

[전문가 평가] 연세대 델러리 교수 “남북 중심으로 해결 뜻”

등록 2018-06-13 21:00수정 2018-06-13 23:58

인터뷰 | 북미 공동성명 의미는
존 델러리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
“김정은 항공기 빌려타고 온 건
투쟁→평화 중심축 이동 보여줘
공동성명 3항에 ‘판문점 선언’ 인용
‘남북이 이 문제 당사자’라는 뜻”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거만함이나 적대감, 편견 없이 동등하게 대했다.”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에 대해 13일 싱가포르 현지에서 <한겨레>와 만난 존 델러리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는 이번 회담으로 역사적 돌파구가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두 사람이 서로를 존중하는 것에서 (정상회담을) 시작했다”며 ‘상호작용’을 백미로 꼽았다.

델러리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접근법을 택했기 때문에 (정상회담이) 가능했다”며 “일을 이루려면 매우 수직적인 세습 사회의 최고지도자와 상대해야 하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그걸 할 용의가 있었고 그게 트럼프 대통령의 다른 점”이라고 했다. 북-미 정상회담에서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 사이에 엿보인 ‘형제애나 우정’은 없었지만 “정중한 악수”가 있었다고 했다. 또 “서로 등을 두드리는 등의 제스처가 나타내는 중요한 신호는 파트너십”이었다고 했다.

델러리 교수는 김 위원장의 변화에도 주목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빌린 에어차이나(중국국제항공) 항공기를 타고 왔다는 것의 의미를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고 있다”며 “그는 통제와 투쟁성에서 자발성과 평화 만들기로 축을 옮기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이 북한한테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시브이아이디)를 얻어내지 못한 정상회담은 실패작이라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 델러리 교수는 “공동성명에 시브이아이디가 들어갔다고 해도, 이 프로세스(비핵화 과정)를 신뢰하지 않는 이들을 설득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북한은 말뿐’이라는 이들의 생각은 변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하도록 만드는 것은 이론적으로 불가능하다”며 “북한을 한국, 일본, 대만과 같은 잠재적 핵보유국으로 만드는 것”이 ‘최선’이라고 했다.

델러리 교수는 공동성명 내용과 관련해 “북·미가 새로운 관계를 맺고 한반도의 평화체제를 다루면서 비핵화를 그 일부로 놓은 이번 성명은 문제의 해결 틀(framework)을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특히 공동성명의 3번째 조항에서 판문점 선언을 명확하게 언급한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완전한 비핵화’라는 북한의 임무를 규정한 3항에서 판문점 선언을 인용한 데는 남북이 이 문제의 당사자라는 의미도 담겨 있다는 것이다.

델러리 교수는 또 ‘한국전쟁의 미군 포로와 실종자 유해를 북·미 두 나라가 발굴·송환’하기로 한 4항도 겉보기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유해 발굴 사업은 북·미 군 당국 간 직접 접촉의 길을 열었다”며 “미군 관계자들이 북한을 드나들 명분이 생겼고, ‘안전 보장’ 문제를 협의할 채널을 구축한 셈”이라고 해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 및 장기적 차원의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 시사 발언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런 발언은 ‘정제된 협상의 구조’를 허무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번 정상회담에 대해 비판적인 미국 여론을 돌리기 위해서는 ‘한반도 내 전쟁을 종식’하는 문제가 중요하다고 했다. 종전선언이나 3자 또는 4자 간 평화협정 체결이 북-미 관계에 대한 미국 내의 지지 동력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으로, 이에 관한 문재인 정부의 역할을 기대했다.

싱가포르/글 김지은·사진 김성광 기자 mirae@hani.co.kr

[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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