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 하이노넨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 한겨레 자료사진
올리 하이노넨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이 “(유엔에서) 북한이 비핵화 개념 등을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있다”며 “좋은 신호”라고 평가했다.
과거 북한 핵시설 사찰에 깊이 관여해온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은 26일(현지시각)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최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진행된 북한 비핵화 등에 관한 비공개회의 분위기를 소개했다.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은 회의 내용 공개는 어렵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앞서 비핵화 대화들과 다른 모습은 (북한이) 국제사회의 더 많은 나라들에 자국의 비핵화 개념 등을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북한이 과거에는 교류하지 않던 국가들과도 대화에 나섰다는 것은 북한이 진정성을 갖고 비핵화 협상에 임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좋은 신호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은 북한이 처음으로 국제기구의 핵 사찰을 받아들인 1992년 국제원자력기구 사찰 단원에 포함된 뒤 1994년과 2002년, 2007년 영변 핵시설 사찰 업무의 핵심적 역할을 맡았던 인물로, 북핵 사찰·검증의 최고전문가로 꼽힌다.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북 비핵화 시간표는 없다”고 한 것에 대해서는 “이란 핵 협상의 경우처럼 시간 제한을 둬 불필요한 부담을 가질 필요가 없다”며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은 매우 복잡한 협상의 시작에서는 현명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폐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핵무기와 무기급 핵물질의 폐기이고 이어 북한의 완전한 핵무기, 물질, 시설, 인력 등의 완전한 신고”라고 덧붙였다.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은 이번 북한 비핵화 검증 과정에서 북핵과 핵무기 운반체인 미사일 폐기에 대한 검증이 별도로 이뤄질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북한 핵의 완전한 폐기와 검증을 위해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에 따라 핵무기 운반수단인 미사일의 폐기와 검증도 필요하게 된다”며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화학무기금지기구(OPCW) 이외에 미사일이나 생물무기를 다룰 특별위원회가 유엔 안보리 산하에 설립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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