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6월12일 오전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호텔에서 역사적인 첫 단독 북-미 정상회담을 하려고 회담장으로 향하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인사를 건네고 있다.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손을 잡은 채 밝게 웃고 있다. 싱가포르=스트레이츠 타임스 제공 AFP 연합뉴스
미, 지난 1일 성 김·앤드루 김 파견
김영철, 인사말 하고 서한 받아가
미군 유해 송환·비핵화 내용 추정
김영철, 인사말 하고 서한 받아가
미군 유해 송환·비핵화 내용 추정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6일 3차 방북할 예정인 가운데 미국 정부가 1일 판문점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합중국 대통령’의 서한을 북쪽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쪽은 성 김 필리핀 주재 미국 대사와 앤드루 김 중앙정보국(CIA) 코리아센터장을 판문점에 보내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한테 중요 서한을 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한반도 정세 흐름에 밝은 외교소식통이 2일 전했다. 소식통은 김영철 부위원장이 1일 판문점 북쪽 통일각에서 성 김 대사와 앤드루 김 센터장을 만나 간단한 인사말을 한 뒤 김 센터장이 전한 서한을 “공손한 태도”로 받아 돌아간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김 센터장은 폼페이오 장관의 두차례 방북과 김정은 위원장 면담 때 동행·배석한 최측근이다. 정부 관계자는 “폼페이오 장관이 6일 방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서한에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6·12 정상회담 합의에 따른 한국전쟁 때 실종된 미군 유해 송환과 비핵화 초기 조처 등과 관련한 내용이 담겼으리라는 관측이 나온다.
성 김 대사가 2일 마닐라로 돌아간 것으로 알려져, 이번 판문점 북-미 접촉은 실무회담이 아니라 서한 전달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실무회담과 관련해 2일 오후까지 미국 쪽에서 내놓은 반응은 김 대사가 북한 쪽 관계자들을 만나 협의했고, 앞으로 북-미 후속 협상이 본격화하리라는 언급 정도다. 미 국무부 대변인실 쪽은 “양쪽 모두가 추가 협상을 위해 신속하게 곧 움직이리라고 기대해도 좋다”고 말했다고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2일 보도했다. 미 국무부 쪽은 “현재 긍정적인 변화를 위한 훌륭한 모멘텀이 있고, 싱가포르 정상회담은 진행 중인 프로세스의 첫 단계였을 뿐”이라며 이렇게 말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한국 정부는 이번 판문점 접촉과 관련해 “미국 정부가 발표할 문제”라며 공식적 언급을 거부했다.
한편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취임 한 돌을 계기로 연 기자간담회에서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 북-미 관계와 관련해 “지금은 북-미 간에 (정상회담 합의 이행과 관련한) 실무적인 준비를 거쳐서 본격적인 후속 협상에 들어가는 단계”라고 짚었다.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 합의 이행과 관련해 북-미 사이에 이상기류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과 관련해 정부 고위 관계자는 “북-미 관계가 지금 지체되고 있다고 볼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고위 관계자는 “4·27 판문점선언 이후 6·1 남북고위급회담을 통해 후속 협의를 시작했는데, 지금은 6·12 북-미 정상회담 이후 20여일이 흐른 시점”이라며 “북쪽 나름으로 준비하는 시간이 필요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제훈 김지은 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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