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218뉴스> 페이스북에 오른 인질들의 동영상. 자신이 한국인이라고 밝힌 남성이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리비아에서 한국인을 납치해 억류하고 있는 무장괴한들은 2011년 시민봉기로 물러난 무아마르 카다피를 추종하는 무장세력에 속해 있으며, 이들이 동료의 석방을 목적으로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크다는 리비아 현지 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3일 외교부에 따르면, 리비아 유력 매체인 <218뉴스>는 납치사건이 발생한 7월6일자 기사에서 카다피를 추종하는 '타리크 후네이쉬'가 이끄는 무장세력이 자발 하사우나 지역의 대수로 사업장에 침입해 한국인 1명과 필리핀인 3명 등 모두 4명의 외국인을 납치했다고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무장세력은 후네이쉬의 형제이자 조직의 핵심인 '알무바락 후네이쉬'의 석방을 목적으로 외국인들을 납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알무바락 후네이쉬는 치안 불안을 일으킨 혐의 등으로 지난해 10월 체포돼 구금된 것으로 알려졌다. 타리크 후네이쉬가 이끄는 무장세력은 지난해 11월 알무바락 후네이쉬의 석방을 요구하며 자발 하사와나의 용수공급센터에서 수로 파이프를 차단한 적이 있으며, 이번 외국인 납치도 같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소행일 가능성이 크다고 <218뉴스>는 보도했다.
정부는 이런 현지 언론의 보도를 주시하며 리비아 정부가 인질 석방을 위해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정부는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우리 국민의 조속한 석방을 위해 리비아 정부 및 우방국 등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인을 납치한 무장단체는 지난 1일 <218뉴스> 페이스북을 통해 구조를 요청하는 인질들의 동영상을 내보냈다. 무장단체는 아직까지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밝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강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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