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원에 포함된 힙합 뮤지션 지코
“마음이 같다면 둘은 서로가 될 거야”
누리꾼들 “이 노래 완전 통일노래” 화제
작곡가 김형석, 가수 에일리 등 무대 관심
래퍼 지코. 사진세븐즈 제공.
‘넌 나고 난 너야/ 난 너고 넌 나야/ 마음이 같다면/ 둘은 서로가 될 거야
넌 나고 난 너야/ 그림 너무 좋아/ 오그라든다는 말은 누가 만든 걸까’
- 지코 ‘너는 나 나는 너’ 가사 일부
지난 2016년 발매된 래퍼 지코의 곡 ‘너는 나 나는 너’의 가사 중 한 부분입니다. 연인간의 사랑을 모티브로 ‘사랑을 한다면 둘은 서로가 될 것’이라 노래하는 이 곡은 지난 16일 청와대에서 특별수행원 명단을 발표한 뒤 온라인에서 다시 회자되기 시작했습니다.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은 이날 특별수행원으로 작곡가 김형석, 가수 지코, 에일리가 방북한다고 발표한 뒤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남북 겨레의 마음을 하나로 잇는 감동의 공연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청와대에서 특별수행원으로 래퍼 지코를 발표하자, 온라인에서는 한때 지코의 북쪽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는 글들이 화제가 됐습니다. “평양에서 ‘넌 나고 난 너야’ 부르는 지코를 잠깐 상상했다. 완전 통일 노래”(트위터 이용자 @youth********), “지코 평양 가서 이 노래 부르면 좋겠네ㅋ ‘넌 나고 난 너야’”(@VAA*****), “지코 평양 가서 머 부를까… 넌 나고 난 너야… 넌 나고 난 너야…”(@che********)” 등의 의견입니다. 지난 2015년 가수 송민호와 지코가 <쇼미더 머니 시즌4>에서 공개한 곡인 ‘오키도키’(Okey Dokey)의 가사를 빗대 “지코는 북한 가서 무슨 노래 부를 것인가, 이즈 댓 트루, 예 ‘통일’ 오키도키요”(@OH****)라는 의견도 보입니다.
실제로 작곡가 김형석씨는 16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코와 에일리는 각자 자기 노래를 2곡씩 부를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지코도 같은 날 소속사 세븐시즌스를 통해 “2018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원 명단에 포함돼 대단히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큰 자리에 초대해주신 만큼 맡은 바 소임을 다하고 오겠다. 감사하다”고 했습니다. 과연 래퍼 지코는 노래 ‘너는 나 나는 너’를 북쪽에서 부를까요? 18일부터 3일간 평양에서 열리는 제3차 남북정상회담에 앞서, 올해 남북 교류의 물꼬를 텄던 예술인들의 문화공연 주요 장면을 정리해봤습니다.
■ 평창에서 ‘평화’ 부른 삼지연관현악단
북한 삼지연관현악단이 지난 2월 8일 오후 강원도 강릉아트센터 사임당홀에서 평창겨울올림픽·패럴림픽 성공 기원 특별공연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올해 남북 문화공연 교류의 첫 물꼬는 북쪽의 삼지연관현악단이 텄습니다. 지난 2월8일 2018 평창겨울올림픽을 맞아 남쪽을 찾은 삼지연관현악단은 2002년 이후 16년 만에 남쪽에서 공연을 펼쳤습니다. 두 차례 공연에서 관현악단이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심수봉) ‘당신은 모르실 거야’(혜은이) ‘사랑의 미로’(최진희) ‘다함께 차차차’(설운도) ‘제이에게’(이선희) 등 남한의 인기 가요를 연주하자, 관객들도 크게 화답했습니다. 서울과 강릉에서 각각 1회씩 진행된 공연에서는 모두 1560명의 남쪽 시민이 찾았습니다. ▶관련기사 : 첫 곡 ‘반갑습니다’로 흥 돋우고 ‘J에게’ 부를 때 하나 됐다■ 강산에 ‘라구요’에 눈물 보인 북쪽 관객들
지난 4월 3일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열린 남북예술인의 연합무대 ‘우리는 하나’ 공연에서 가수 강산에 씨가 함경도 출신인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울먹이고 있다. 평양공연사진공동취재단
북쪽 삼지연관현악단의 공연에 대한 화답으로 지난 4월 1일·3일 평양에서 남쪽 대중가수들의 공연이 열렸습니다. 남쪽 가수들의 북한 공연은 2005년 조용필 단독 콘서트 이후 13년 만의 일이었습니다. 과거에도 북쪽을 찾았던 가수 조용필·최진희·윤도현밴드의 공연뿐만 아니라, 댄스 그룹 레드벨벳과 발라드 가수 정인도 무대에 올라 각각 ‘빨간 맛’, ‘오르막길’ 등 히트곡을 불렀습니다.
평양 공연에서는 특히 강산에씨의 ’라구요’ 공연에 북쪽 관객들이 눈물을 훔치는 장면이 화면에 등장해 감동을 자아내기도 했습니다. 가수 강산에씨는 공연 뒤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이날 노래 마치고 관객들 보며 감사 표시를 하던 중 문득 ‘내가 어떻게 여기 와 있을까’ 하는 마음과 함께 어머니 얼굴이 불쑥 떠올라 울컥했었다”는 소감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관련기사 : 가수 강산에 “남북이 함께 부를 통일 노래 만들고 싶어”
두만강 푸른물에 노 젓는/ 뱃사공을 볼 수는 없었지만/ 그 노래만은 너무 잘 아는 건
내 아버지 레파토리/ 그중에 십팔번이기 때문에/ 십팔번이기 때문에
고향 생각나실 때면/ 소주가 필요하다 하시고/ 눈물로 지새우시던 내 아버지
이렇게 얘기했죠 죽기 전에/ 꼭 한 번만이라도 가봤으면/ 좋겠구나 라구요-
- 강산에 ‘라구요’ 가사 일부
■ ‘봄이 와서’ ‘하나의 봄’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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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세 번째 공연은 지난 4월27일 제1차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판문점 만찬·환송행사에서 진행됐습니다. ‘제주소년’ 오연준 군은 만찬장에서 청아한 목소리로 ‘바람이 불어오는 곳’, ‘고향의 봄’을 불러 두 정상의 박수를 받았습니다.
만 하루의 일정을 마친 뒤엔 ‘하나의 봄’이라는 주제로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환송행사가 진행됐습니다. 3층 규모의 평화의집 벽 전면을 스크린 삼아 두 정상이 이날 남긴 역사적 장면들이 상영됐고, 작곡가 정재일씨가 무대에 올라 ‘아리랑’, ‘고향의 봄’ 등을 연주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한참을 서서 무대를 함께 지켜본 장면은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었습니다.
제1차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지난 4월27일 오후 판문점 평화의집을 외벽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사진이 비치고 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제1차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지난 4월27일 오후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열린 환송행사에서 문재인 대통령 부부와 김정은 국무위원장 부부가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