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부터 발급될 새 전자여권은 어떤 모습일까?
외교부와 문화체육관광부는 15일 2020년부터 발급할 예정인 차세대 전자여권의 디자인 시안을 공개했다. 가장 큰 변화는 여권색의 변화다. 현행 일반여권의 표지는 짙은 녹색인 반면 차세대 전자여권은 남색으로 바뀐다. 다만 현행대로 관용여권과 외교관여권의 경우 색상을 달리할지 통일할지 여부는 여론수렴을 거쳐 결정할 예정이다.
여권의 신원정보면은 현재의 종이 재질에서 폴리카보네이트 재질로 바뀐다. 폴리카보네이트는 플라스틱의 일종으로 투명성과 내구성, 내충격성, 내열성을 갖춘 점이 고려돼 신원정보면 재료로 선택됐다. 외교부 쪽은 “(신원정보면은) 사진과 기재사항을 레이저로 새겨넣는 방식을 이용해 여권의 보안성을 획기적으로 강화했다”고 밝혔다. 여권 소지인의 사진을 컬러와 흑백 두 가지 모두 넣어 여권 위변조 가능성을 크게 낮췄다는 게 외교부 쪽 설명이다.
여권번호도 달라진다. 여권번호 발급 인구가 많아지면서 여권번호 조합을 늘릴 수 있도록 여권번호 체계에 영문자 1자리가 추가되는 방식으로 바뀌는 것이다. 예고된 대로 여권 신원정보면의 주민등록번호는 삭제된다. 아울러 현행 여권에서는 영문으로만 표시되어 있는 ‘월’ 표시는 한글과 영문을 병기하는 방식으로 변경된다.
전체 페이지에 걸쳐 남대문과 다보탑으로만 장식됐던 사증면은 각 장별로 다른 시대의 대표 유물을 넣은 디자인으로 꾸밀 예정이다. 선사시대의 대표 유물로 여권의 4~5페이지에 화순 대곡리 청동기(국보 제143호)나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국보 제285호) 등을 사증면 바탕으로 넣는 식이다. 6~7페이지는 삼국시대 유물 가운데 신라 부부총 금귀걸이나 금관총 금관 등 신라의 대표작을 선보일 예정이다. 잇따르는 페이지들에서도 고구려 벽화, 통일신라시대 석탑, 조선시대의 한글 등이 사증 배경을 장식할 예정이다. 각 장에 페이지를 기재하는 것도 위변조 가능성을 낮추기 위한 조처라고 외교부는 설명했다.
정부는 새 여권 디자인을 파일로 제작해 외교부(http://www.mofa.go.kr)와 문화체육관광부(http://www.mcst.go.kr) 누리집과 에스엔에스 등을 통해 홍보하는 한면, 온라인 설문조사 등을 통해 올해 말까지 최종 디자인을 결정할 방침이다.
디자인 개발 책임자인 김수정 서울대 교수는 “표지 이면은 한국의상징적 이미지와 문양들을 다양한 크기의 점들로 무늬화해 전통미와 미래적인 느낌을 통시에 표현했다”며 “속지(사증면)도 한국의 전통과 문화를 보여주는 다양한 이미지를 활용해 다채로운 느낌이 들도록 디자인했다”고 밝혔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