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17일 “남북관계와 대화는 비핵화와 연계돼야 하고, 한국과 미국의 목소리가 일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기본 입장이지만, 남북이 11월 말~12월 초로 철도 연결 착공식을 열기로 합의하는 등 평양공동선언 이행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나와 눈길을 끈다.
해리스 대사는 이날 오전 아산정책연구원이 미국 우드로윌슨센터와 공동주최로 서울에서 연 전문가 좌담회 기조연설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현 정부가 남북관계 개선을 우선에 두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한-미 공조의 중요성을 언급하면서 “그래야만 우리가 공동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이 가장 커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석에 따라서는 그간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접근과 관련해 미국 행정부 쪽에서 나온 언급 가운데 공개적으로 나온 가장 직접적인 ‘불만’ 표시라고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3차 남북정상회담에 앞서 폼페이오 장관이 강경화 외교부 장관에게 남북군사합의서 관련해 자신이 사전에 충분히 설명을 듣지 못한 데 대해 문제제기를 해 논란이 일었다. 외교부는 당시 국방 당국과 청와대-백악관 채널로 충분히 협의했던 사안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그럼에도 미국 조야에서는 문 대통령의 ‘조건부’ 제재완화 필요성 주장 및 남북관계 개선 움직임에 대해 불편함을 감추지 않아왔다.
16일부터 서울에서 제10차 한-미 방위비 분담 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8차 회의가 진행중인 가운데 해리스 대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은 한국과의 동맹을 중시하고, 그래서 양국 정부가 협력해서 공정한 협정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고도 말했다. 이어 “협상을 빨리 끝내는 것이 양국의 국익에 부합하는 것이며, 철통 같은 동맹을 통해 북한 비핵화를 향해 손잡고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양국이 이번 회의에서 접점을 찾아 연내 타결에 이를지 주목된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