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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외교

“EU 회원국 다수가 대북제재 이행에 큰 관심 없다”

등록 2018-11-23 19:35수정 2018-11-23 20:46

유럽의 한반도 전문가 파르도
“북미 정상이 만나는 마당에
왜 제재 지속하는지 의문 제기…
비건 대표 지난달 유럽에 와서
북 비핵화 때 줄 인센티브 물어”
라몬 파체코 파르도 영국 킹스칼리지 교수가 23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얘기를 나누고 있다.
라몬 파체코 파르도 영국 킹스칼리지 교수가 23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얘기를 나누고 있다.
“단순 숫자로 말하자면 유럽연합(EU) 회원국의 다수가 (대북)제재 이행에 큰 관심이 없다. 일부 회원국은 북한과 미국 정상이 만나는 마당에 왜 우리가 제재 이행에 힘을 들여야 하는지, 왜 제재를 지속해야 하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23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난 라몬 파체코 파르도 영국 킹스칼리지 교수는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 변화에 대응해 유럽에서 나타나고 있는 기류의 변화를 전했다. 여전히 대북 제재에 무게를 둔 미국과 달리 일부 유럽연합 국가에서는 제재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지는 한편, 대북 대화를 위한 인도적 지원 등 ‘인센티브’ 관련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스페인 출신인 파르도 교수는 한국국제교류재단(KF)-벨기에 브뤼셀자유대학(VUB) 코리아 체어(한국 석좌)로 유럽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한반도 전문가다.

파르도 교수는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연합을 주도하는 국가들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뒤 대북제재 해제를 논의할 수 있다’는 태도지만, 전면적인 제재 이행은 다른 문제라고 짚었다. 한 예로 그는 “(유엔 안보리 결의상) 제재 위반이지만 폴란드에 북한 노동자들이 꽤 있다. 회원국들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인데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가을 자국 주재 북한대사를 추방한 스페인과 이탈리아도 이를 되돌리는 조처를 논의하고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파르도 교수는 지난달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유럽 순방 당시 유럽연합 국가들과 대북제재 관련 논의를 하면서도 ‘유럽연합이 북한의 비핵화 조처에 어떤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 있는지 물었다’고 전했다. 그는 “인도 지원과 (제재) 예외 등이 언급됐다”면서 유럽 기업들의 대북 산업시찰을 예로 들었다. 그는 “어떤 유럽 관료도 기업들에 대북제재 때문에 북한에 가서는 안 된다고 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과거 미얀마가 개방했을 때는 유럽 기업들이 너무 뒤처졌다. 거기서 교훈을 얻었다”고 분석했다.

파르도 교수는 유럽연합이 향후 북핵·북한 문제에서 조력자 구실을 하는 데도 관심이 높다고 설명했다. 1차 북-미 정상회담 유치 노력에 이어 스웨덴은 2차 북-미 정상회담은 꼭 유치하겠다며 열의를 보인다고 덧붙였다. 동구권 국가들의 ‘체제 전환’을 도운 경험을 살려 북한을 국제사회로 편입하는 데 경제적인 지원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아직 공개적으로 논의는 안 되고 있지만 향후 북한의 비핵화 과정에서 핵의 평화적 이용 문제를 두고도 유럽 국가들이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전했다.

오랜 기간 북한 문제를 연구한 파르도 교수는 북-미 협상에 임하는 북한 지도부의 자세에 “변화가 있다고 본다”며 유럽연합 국가들의 북한 관련 업무를 하는 관료들도 자신과 같은 의견이라고 덧붙였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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