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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외교

한중일 “한반도 비핵화 협력”…북-미 대화 조속 재개 노력키로

등록 2019-12-24 19:05수정 2019-12-25 02:30

[3국 정상, 공동 언론발표]

문 대통령 “한반도평화 3국 공동이익”
리커창 “문제해결에 힘 기울일 것”
아베는 “북한 미사일 위협” 온도차

‘한중일은 경제 운명공동체’ 공감
3국 FTA협상 가속화 등 협력 확인
인적·문화적 교류 활성화 필요성도
문재인 대통령과 리커창 중국 총리, 아베 일본 총리가 24일(현지시간) 중국 쓰촨성 청두 두보초당에서 한중일 협력 20주년 기념 제막식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과 리커창 중국 총리, 아베 일본 총리가 24일(현지시간) 중국 쓰촨성 청두 두보초당에서 한중일 협력 20주년 기념 제막식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과 리커창 중국 총리,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24일 한·중·일 정상회의를 열고 “한반도의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위해 긴밀한 소통과 협력을 계속해나가기로” 했다. 세 정상은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가속화를 비롯한 3국 협력의 중요성에도 공감했다.

이날 오전 중국 쓰촨성 청두의 세기성국제회의센터에서 열린 한·중·일 정상회의를 마치고 이어진 공동 언론 발표에서, 문 대통령은 “우리는 한반도의 평화가 3국의 공동 이익에 부합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고, 북-미 대화의 조속한 재개를 통해 비핵화와 평화가 실질적으로 진전되도록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리커창 총리도 “한반도 비핵화와 동북아의 항구적 평화 실현이 공동의 목표임을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외교적 수단으로 한반도 문제 해결에 힘을 기울일 것이고, 한반도와 지역의 장기적인 안전을 실현할 것”이라며 “중·한·일과 제4국의 협력을 진행할 용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과 협력하거나 중재할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아베 총리의 발표문은 한·중 정상과는 결이 달랐다. 아베 총리는 “북한의 잇따른 탄도미사일 발사가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며, 지역의 안전보장에 심각한 위협”이라며 “관련한 안보리 결의를 완전히 이행하고, 북-미 프로세스 동력을 유지하는 것이 일·중·한 3국의 공통된 입장임을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납치 문제의 조기 해결’도 강조했다.

3국 정상은 이날 경제·사회·환경 분야 협력 강화, 역내 인적·문화 교류 활성화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의 모두발언에서 “경제적으로도 우리(한·중·일)는 운명공동체”라며 “분업과 협업체계 속에서 함께 발전할 수 있도록 3국 간 경제협력이 더욱 강화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중·일 3국의 경제발전 근간에는 분업과 협업이 자리잡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일본의 대한 수출규제에 대한 우회적 비판을 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리커창 총리는 “우리 모두 자유무역과 경제 투자를 지지한다”고 강조하고, “모두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의 조기 서명을 주장한다”고 밝혔다.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10개국과 한국·중국·일본·인도 등 16개국의 거대 자유무역지대 창설을 목표로 추진되어온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은 지난달 인도가 빠진 채 협정문이 타결됐다. 리 총리는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도 가속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베 총리도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에 대해 16개국의 조기 서명을 추진할 계획임을 말씀드리고, 충분한 부가가치를 지닌 일·중·한 FTA를 추진해나갈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한·중·일 자유무역협정 협상은 2013년부터 16차례나 열렸으나 각국의 이해관계가 엇갈려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협상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농업과 서비스 분야 등 각국이 중시하거나 민감하게 생각하는 분야가 다른 탓에 일단 서로 수용할 수 있는 부분은 합의하고, 추후 협상해 더 높은 수준의 협정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3국 지도자들은 이날 정상회의를 마친 뒤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동북아 평화·안정 유지를 위해 노력하고, 자유무역과 다자주의를 강화하자는 내용 등을 담은 ‘향후 10년 3국 공동 비전’을 채택했다.

박민희 기자, 홍대선 선임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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