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열린 내신기자단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대북 제재 면제 등을 조율하는 ‘한-미 워킹그룹’과 관련해 “(워킹그룹이 남북관계 진전에 방해가 되니 폐지해야 한다는 등의) 국내 우려를 잘 알고 있다”며 한-미가 “문제 의식을 공유하고 어떻게 운영방식을 개선해 우려를 불식시킬 지에 대해 논의했다”고 2일 밝혔다.
강 장관은 이날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열린 내신 기자 간담회에서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지난달 미국 워싱턴에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정책특별대표를 만나 한-미 워킹그룹의 운영방식 개선 문제를 논의했다는 사실을 공개하면서 이렇게 밝혔다. 강 장관은 ‘한-미 워킹그룹 폐지론’에 대한 외교부 입장을 묻는 기자의 말에 한-미 워킹그룹의 의제 가운데는 남북 교류 시 “제재를 어떻게 풀지, 면제가 필요하면 어떻게 면제를 얻을 지에 대한 대화도 포함돼 있다”면서 “워킹그룹이 상당히 유용하게 작동해 왔다는 평가를 하고 있지만 국내에 그런 우려가 있는 것도 잘 알고 있다. 이번 본부장의 방미 시 미측과 그런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어떻게 운영방식을 개선함으로써 그런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도 있었던 것으로 보고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날 강 장관은 미국 대선 전 3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묻는 말에는 즉답을 피하는 대신 “미국은 언제든지 북-미 대화를 재개할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을 꾸준히 밝혔다”고 답했다. 7월 중으로 예정된 비건 부장관의 한국 방문 때 북한의 호응을 끌어내기 위한 메시지로 ‘제재 완화’ 관련 내용이 나올 수 있는지를 묻는 말에는 “미국으로서는 북한이 대화의 장에 다시 나오게 되어서 북미대화가 재개된다면 유연한 입장으로 대화에 임할 준비가 돼 있다는 그런 입장을 확인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열린 내신기자단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관련한 질문도 나왔다. 강 장관은 “시 주석의 방한과 관련해서 올해 안으로 조속히 이룬다는 그 양측의 공감대가 아직 있는 상황”이라며 “코로나 상황과 양국의 상황 등 여건을 보면서 계속 중국 측과 협의를 해 나갈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밖에 강 장관은 교착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일 관계와 관련 “(강제 동원 등 문제에 있어) 한-일 입장 차가 여전히 큰 상황”이라고 했다. 8월23일 재연장 여부를 통보해야하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에 대해서는 “우리 정부는 언제든지 이것을 종료시킬 수 있는 권한을 유보한다는 전제하에 그 종료 통보를 정지시켜 놓은 상황”이라며 “지소미아 관련해서는 그래서 일본 측의 수출규제 관련 여러 가지 동향 등 제반사항을 분석하면서 우리 입장을 계속 정리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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