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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외교

외교안보 ‘원팀 정신’ 망각한 김현종

등록 2020-07-30 19:13수정 2020-07-31 02:32

현장에서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연합뉴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연합뉴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한-미 미사일 지침 4차 개정 협상(이하 ‘4차 개정 협상’) 결과를 지난 28일 발표하며 “외교부가 협상을 했는데 더는 진행이 안 된다는 보고서가 지난해 중반쯤 올라왔다”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께 제가 협상을 맡아 하겠다고 해서 (지난해 10월부터)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상대방과 톱다운 방식으로 협상을 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협상 경과에 밝은 외교안보 분야 고위 인사를 포함한 복수의 정부 관계자는 외교부는 ‘협상을 포기하겠다’는 취지의 보고를 청와대에 한 사실이 없다며, 김 차장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한-미 양국의 4차 개정 협상은 2018년 초 시작됐다. “모든 미사일 탄두 중량 제한 해제”를 핵심으로 한 3차 개정 지침이 발효된 직후로, ‘한국 우주발사체 고체연료 제한’ 해제 문제가 핵심 쟁점이었다. 비공개로 진행된 협상의 양쪽 수석대표는 외교부 북미국장과 국무부 비확산국장이 맡았다.

외교부 관계자는 “미사일 지침 협상은 실무 기술적인 내용이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여러 관계부처와 수시로 협의하며 진행했다”며 “미국 쪽과 문안 마무리 작업도 외교부가 했다”고 말했다. 4차 개정 협상 과정에서 미국 쪽과 모든 협의 내용을 국가안보실에 보고했지만 어쨌거나 협상 주무부처는 외교부이고, 실무도 외교부가 처리했다는 얘기다.

김현종 차장의 ‘외교부가 협상을 포기해 내가 나섰다’는 발언은 기자들과의 문답 과정에서 나왔다. 애초 국가안보실이 준비한 발표 자료에는 없던 내용이라 안보실 관계자들이 당혹스러워했다는 후문이다.

더구나 김 차장은 2012년 (미사일 사거리를 800㎞로 늘린) 2차 개정 협상에 관여한 이명박 정부 김태효 ‘대통령 대외전략기획관’을 두고 “김 기획관과 안면이 없지만 한국민으로서 매우 고맙게 느낀다”고 말했다. 그런데 2년 넘게 미국과 ‘밀당’을 해온 문재인 정부 외교부 협상 담당자들의 노고에 관해선 입도 뻥끗하지 않았다.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는 옛말도 있는데, 김 차장은 왜 그랬을까? 외교안보가에선 김 차장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공공연한 갈등, 김 차장의 ‘독특한 성격’ 따위가 거론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29일 이인영 통일부 장관과 박지원 국가정보원장한테 임명장을 주며 “국정원, 통일부, 외교부, 국방부, 청와대 안보실이 원팀으로 지혜를 모아 역할을 분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현종 차장의 28일 발언은 대통령의 ‘원팀 정신’ 강조와 상치된다. 성찰과 조정이 필요하다.

이제훈 선임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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