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12일 화상으로 개최된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남·북·미가 정회원인 역내 유일의 다자안보협의체인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에서 우리 정부는 대화 재개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지만, 북한은 “여건이 쉽지 않다”며 선을 그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12일 화상으로 열린 스물일곱번째 아세안지역안보포럼 외교장관회의에서 “한반도에서 오랫동안 지속된 불신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우나 지속적인 대화와 협력을 통해서만 한반도 문제의 해결이 가능하다”고 말했다고 외교부가 같은 날 밝혔다. 또 강 장관은 “남·북·미 정상들이 선언한 공동의 목표를 향해 나아갈 것”이라며 지난 9일 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의에서와 같은 메시지를 발신했다.
북한은 지난해에 이어 외무상이 아닌 대사급을 수석대표로 보냈다. 회의 끝자락에 입을 뗀 안광일 주인도네시아 대사 겸 주아세안 대표부 대사는 북한의 코로나19와 수해 대응 등에 방점을 두고, 강 장관의 발언을 비롯해 남북, 북-미 관계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고 한다. 다만 ‘북한이 직면한 과제는 여러 어려움을 극복해 강성대국으로 나아가는 것’이라며 “(당장의 대화 재개는) 여건이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는 말로 우리 정부의 대화 재개 제의에 우회적으로 회의적인 반응을 나타냈다는 게 외교부 쪽 설명이다.
미국도 회의에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대신해 스티브 비건 국무부 부장관이 참여했다. 미 국무부는 보도자료를 내 비건 부장관이 “북한을 포함한” 26개국이 함께한 회의에 참석한 사실을 알리면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로 향하는 길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강조했다고 밝혔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