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4일(현지시간) 바레인에서 압둘라티프 빈 라시드 자야니 바레인 외교장관과 회담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5일(현지시각) 바레인 마나마에서 “코로나19가 다자주의의 위기를 드러냄과 동시에 국제연대와 협력의 중요성을 일깨워줬다”며 “상호 협력을 통해 코로나19 및 새로운 보건위기에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초청으로 ‘마나마 대화’에 참석한 강 장관은 1세션 ‘코로나 팬데믹과 글로벌 거버넌스’ 연설에서 코로나19 이후 점증하는 국제협력의 중요성과 협력 방안, 이를 위한 한국의 기여 노력을 소개했다고 외교부가 6일 밝혔다. ‘마나마 대화’는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가 2002년부터 싱가포르에서 개최해온 아시아안보회의 ‘샹그릴라 대화’와 함께 중동 지역의 안보문제를 논의해온 회의체다. 2004년부터 바레인의 수도 마나마에서 매해 개최됐다. 중동뿐 아니라 세계 고위 관료와 전문가들이 참석하는 이 회의에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화상)과 파이살 빈 파르한 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외교장관, 압둘라티프 빈 라시드 자야니 바레인 외교장관, 푸아드 후세인 이라크 외교장관를 비롯해 영국 국방참모총장, 미 수출입은행 총재 등이 참석했다.
강 장관은 연설에서 보건 위기 대응 능력 강화를 위한 백신의 공평한 접근 보장 및 인도지원, 국제보건기구(WHO)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보건 거버넌스 강화 노력,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필수적 교류 보장 필요성도 강조했다고 한다. 아울러 한국의 ‘동북아 방역·보건 협력체’ 구상을 설명하고 이 구상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는 데 대한 기대도 밝혔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4일(현지시간) 바레인에서 샤이카 마이 빈트 모하메드 칼리파 바레인 문화부 장관(오른쪽)의 초청으로 이브라함 문화센터를 방문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마나마 대화’ 참석차 4~6일 바레인을 방문 중인 강 장관은 이에 앞서 파이살 사우디아라비아 외교장관(5일)과 압둘라티프 바레인 외교장관(4일), 후세인 이라크 외교장관(4일)과 양자회담을 했다. 샤이카 마이 빈트 모하메드 칼리파 바레인 문화부 장관의 초청으로 4일 이브라함 문화센터를 방문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관련 현안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2015년 ‘군함도’ 등 일본 근대산업 시설 23곳을 등재할 당시 조선인 노동자들이 강제 노역에 동원된 사실 등 ‘전체 역사’를 이해할 수 있도록 권고하는 결정문을 채택한 바 있다. 하지만 일본 정부가 2017년 세계유산위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산업유산정보센터’를 도쿄에 만들고 노동자들이 ‘일본의 산업을 지원’했다고 밝히면서, 2018년 세계유산위는 앞선 결정문의 충실한 이행을 요구했다. 당시 세계유산위 의장국이 바레인이었으며, 바레인은 내년 세계유산위 부의장국이기도 하다. 강 장관은 관련 후속 조처의 필요성을 강조했고, 마이 장관은 역사적 정체성과 기억의 보존이라는 측면에서 세계유산이 가지는 중요성에 대해 언급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한편 강 장관은 피터 마우어 국제적십자위원회(ICRC) 총재를 만나 최근 국제적십자위의 평양사무소 직원 철수 등에 대해 듣고 대북 인도적 지원 상황에 관한 의견을 나눴다. 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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