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 <한겨레> 자료사진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가 8일 한국을 방문한다.
미 국무부는 6일(현지시각) 저녁 보도자료를 내 비건 부장관이 3박4일 일정(8~11일)으로 한국을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 국무부는 한-미 동맹과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와 안정, 번영에 대한 공동의 약속 및 북한을 둘러싼 정세 등을 논의하기 위해 한국 당국자들을 만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교부도 보도자료를 내 비건 부장관이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의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해 한-미 고위급 협의를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 차관은 지난달 전국경제인연합회·미국상공회의소 주최 한-미재계회의에 화상으로 참여한 비건 부장관에게 임기 내 마지막이 될 한국 방문을 제안했다고 한다. 2018년 8월 전격 취소됐던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4차 방북 직전 임명돼 지금껏 북-미 협상을 둘러싼 관심과 애정을 보여온 비건 부장관은 흔쾌히 초청을 받아들이고 일정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건 부장관은 9일 최 차관과 한-미 외교차관 회담에서 “한-미 관계 전반 및 역내·글로벌 문제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외교부는 전했다. 이어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통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의 실질적 진전을 위한 양국 간 협력 방안에 대해 협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비건 부장관은 한국에서 마지막 공식 일정으로 오는 11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 주최 격려 만찬에 참석할 예정이다. 외교부는 “(강 장관이) 그간 비건 부장관 등 미국 쪽이 한-미 관계 발전 및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진전을 위해 노력해 준 것을 평가”하면서 “앞으로도 미국 쪽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지를 당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임기가 다음 달 종료되는 만큼 이번 방한에서는 미 정권 이양기의 한반도 정세관리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 고위 관계자는 최근 기자들과 만나 “과도기에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고 (북-미, 남북) 대화의 모멘텀을 유지하는 것이 정부의 큰 과제”라고 설명했다. 또 비건 부장관과의 이번 협의에서 그간 한반도 문제에 전향적으로 접근하려고 애쓴 노력에 감사를 표하는 한편 트럼프 행정부 대북정책을 평가해 새로 들어설 조 바이든 행정부 쪽에 전해달라는 요청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비건 부장관도 새로운 대북 메시지보다는 진전과 정체를 거듭한 북-미 협상 과정을 평가하고, ‘과도기’ 상황 관리에 대한 협의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트럼프 행정부가 대중국 압박을 낮추지 않은 상황이어서 관련 언급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밖에도 3박4일 방한 기간 동안 비건 부장관은 한국 정부 쪽과 공식 협의 외에도 한국 내 친분이 있는 인사들과도 만남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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