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33일째 바늘로 찔러”
우상호 “공수처·특검 도입”
새누리당 가세해도 청 ‘버티기’
우상호 “공수처·특검 도입”
새누리당 가세해도 청 ‘버티기’
정치권 안팎의 쏟아지는 비판에도 꿈쩍않는 청와대의 ‘우병우 감싸기’에 맞서, 야권은 연일 사퇴를 요구하는 ‘논평 릴레이’로 대응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21일에도 입을 모아 우 수석 해임을 촉구했다. 한달 남짓 ‘동어반복’ 공격을 할 수밖에 없다보니 아이디어가 달릴 지경이다.
한달 넘게 거의 매일 관련 논평을 내놓고 있는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사태 초기에 우 수석 사퇴는 기정사실로 보고, ‘우병우 사단 사퇴’와 ‘전면 개각’을 요구했었다. “정부 권력기관 도처에 널려 있는 우병우 사단마저 제거돼야 한다.…전면 개각을 빠른 시일 내에 실시하라.”(7월18일) “누구도 대통령의 실패를 바라지 않는다.…당신을 바꾸고 주변을 내치는 진정한 용기가 필요한 때다. 전면적 개각을 하고 눈과 귀를 가리는 참모를 정리할 때다.”(7월 19일)
하지만 청와대의 버티기가 심상치 않다고 판단한 듯 특유의 수사를 활용한 지구전으로 전환했다. “법무부 장관, 검찰총장 사과했는데 우 수석이 버티는 건 장관, 총장 위에 있는 ‘권력 금수저’임을 보여준 것”(7월20일), “오늘도 오지 않는 고도를 기다리며 청와대와 우 수석의 결단을 촉구한다.”(7월26일), “우병우 사퇴 시점이 국민적 퀴즈가 됐다.”(7월28일), “우 수석이 휴가에서 검찰로 가지 않고 청와대로 복귀한 것은 차를 잘못 운전했다고 생각한다.”(7월29일), “대한민국이 우병우에 의한, 우병우를 위한, 우병우의 공화국이 됐다.”(8월3일), “우병우를 민정수석으로 인정하는 분은 오직 박근혜와 우병우 수석 본인뿐이다.”(8월 4일)
박 위원장은 자신의 이같은 화법에 대해 지난 19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코끼리를 바늘로 찔러 죽이는 방법 가운데 국민의당은 ‘죽을 때까지 찌르는 방법’을 선택했다. 우 수석 의혹 첫 보도 후 33일째 계속 바늘로 찌르고 있다. 계속해서 바늘로 찔러 대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 역시 우 수석 사퇴를 집요하게 요구했다. 제1야당 원내대표인 만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도입, 국회 운영위원회 소집, 특별검사 도입 등 국회 차원의 해결책을 부각시켰다. “진경준 검사장에 이어 우 수석까지 검사 출신들이 한국을 실망시키고 있다. 검찰개혁을 미룰 수 없다. 공수처를 반드시 설치해 견제장치를 만들어야 한다.”(7월19일), “7월말, 8월초까지 자진사퇴하지 않으면 국회 차원에서 민정수석의 의혹을 직접 밝히는 절차를 밟겠다.”(7월26일), “당장 운영위를 소집해 민정수석 문제를 다루자. 더이상 기다릴 수 없다.”(8월9일), “검찰도 덮고 특별감찰관도 조사를 못 한다면 특검을 통해 의혹을 규명하겠다.”(8월17일)
급기야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조차 지난 18일 우 수석 사퇴를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우 수석이 직책을 계속한다는 것은 법리상, 국민정서상 불가하다. 우 수석이 결심해야 할 시점이다.” 청와대의 묵묵부답에 여당마저 야권의 ‘논평 투쟁’에 합류하는 초유의 일이 벌어지고 있다.
김원철 기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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