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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출신 흙수저라 모함”…해임안 기름 부은 김재수

등록 2016-09-05 14:20수정 2016-09-05 22:11

의혹제기에 “장관되면 법적 대응”
경북대 출신 온라인커뮤니티에 글

통과돼도 법적 구속력 없으나
과거 김두관·임동원 등 옷벗어
새누리, “야당 숫자로 칼춤 추지 마라”
‘죄질’도 문제였지만 ‘태도’가 더욱 화를 키웠다.

인사청문회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은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두 사람 가운데, 야당이 김 장관만 해임건의안 대상자로 찍은 데는 전날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공개된 김 장관의 글이 결정타가 됐다.

박근혜 대통령이 해외순방 중 전자결재 형식으로 김 장관 임명을 강행한 4일, 김 장관의 모교인 경북대 출신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엔 김 장관이 작성한 글이 게시됐다. 김 장관은 이 글에서 “이번 청문회 과정에서 온갖 모함, 음해, 정치적 공격이 있었다. 언론도 당사자 해명은 전혀 듣지도 않고 야당 주장만 일방적으로 보도하고 있었다”며 “장관으로 부임하면 그간 사실 확인도 하지 않고 본인의 명예를 실추시킨 언론과 방송·종편 출연자를 대상으로 법적인 조치를 추진할 것”이라고 적었다.

김 장관은 또 “언론은 개인의 슬픈 가정사를 들추어내 공격했다”며 “한평생을 혼자 살면서 눈물로 새벽기도와 철야기도를 해온 80 노모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해서도 반드시 법적 조치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더 이상 지방 출신이라고 홀대받지 않고 더 이상 결손가정 자녀라고 비판받지 않는 더 나은 세상을 후배들에게 물려주기 위해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제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국회의 검증 과정에서 자신의 어머니가 지난 10년 동안 의료보호 대상자, 차상위계층으로 등록돼 의료비를 부정 수급한 사실이 드러나자 “어릴 적 부모님이 이혼해 따로 살아 해당 사실을 몰랐다”고 해명한 바 있다.

김 장관은 이에 대해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많은 오해가 있음에도 제대로 국민들에게 전달되지 않아 저와 가족들 그리고 주위분들이 많이 힘들어 한 상태에서 잘못 알려져서 억울한 마음을 친숙하게 소통하던 커뮤니티에서 표현하다보니 다소 격하게 표현된 부분이 있는데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오해가 없으시길 바란다”고 입장을 밝혔다.

야 3당이 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제출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김 장관은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에 이어 여야 대립의 최전선에 서게 됐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국민이 총선 때 야당에 (국회 과반 의석 확보라는) 힘을 줬는데 그걸 가지고 힘자랑을 하니 참으로 안타깝다”며 “국민이 한두번은 봐주시겠지만, 계속 그런 식으로 수의 칼을 가지고 칼춤을 추면 국민이 어떻게 (야당을) 신뢰를 하고 기대를 하겠느냐”고 비판했다.

여야 갈등 끝에 김 장관의 해임건의안이 야당 단독으로라도 통과될 경우 청와대의 ‘선택’도 관심사다. 해임건의안은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그동안 국회에서 가결된 국무위원 해임건의안 5건 가운데 청와대가 이를 거부한 전례는 없다. 2003년 한나라당이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의 ‘미군 장갑차 점거시위’와 관련한 책임을 물어 김두관 행정자치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통과시켰을 당시 김 장관은 청와대의 만류에도 스스로 옷을 벗었다. 2001년 김대중 정부 시절 한나라당과 자유민주연합(자민련)이 임동원 통일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통과시키자 청와대는 임 장관의 사표를 수리했다.

한편, 야 3당은 앞서 1일 정세균 국회의장의 정기국회 개회사에 항의하며 의장실을 점거하는 과정에서 의장 경호 경찰관에게 폭력을 행사한 한선교 새누리당 의원을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하기로 했다. 오는 8~9일로 예정됐던 ‘서별관회의(조선·해운 구조조정) 청문회’는 정상적인 진행을 위해 일정 연기를 요청하기로 했다.

김태규 송경화 김소연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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