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2년 전 자신이 “국회의원 특권의 시작”이라고 비판한 단식을 결행하게 된 이유로 “(국회의장의 전횡을) 처음 당해봤기 때문에 초유의 방식으로 대응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단식 3일째를 맞은 이 대표는 28일 방송기자클럽 초청토론회에 참석해 언제나 그렇듯 매우 열정적으로 자신의 입장을 강변했다. 이 대표는 “국회의장은 협치 이끌어내서 국가와 국민 위해 제대로 하라는 중립 의무가 있다”며 “그런데 국회의장이 중립 포기하고 의회주의 포기하면서 이전 국회의장들이 했던 70년의 관행을 깼다. 이건 초유의 일이기 때문에 초유의 방식으로 대응을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선배들이 쌓아온 민주주의와 의회주의를 이런 식으로 하루아침에 뒤엎는 걸 보면서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 대표는 2014년 10월31일 국회 본회의 대정부질문에서 “선거제도가 정착된 나라들 중에서 단식투쟁을 하는 국회의원들이 있는 나라도 바로 아마 대한민국이 유일하다. 여기서부터 국회의원의 특권이 시작되고 있다”며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릴레이 단식을 이어간 야당 의원들을 비판한 바 있다.
이 대표는 ‘정세균 의장이 물러나려면 과반수 찬성이 있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정세균 의장이 6선 하면서 양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국회의장 자리 앉아서 국회를 농단하며 국민에게 법을 지키라고 할 수 있겠냐”고 비방한 뒤 “국회 파행의 모든 책임은 정세균 의장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국회 복귀 조건을 묻자 “많은 정치인이 스타일이 있는데 저는 선배들이 쌓은 국민이 만든 민주주의, 의회주의를 이런식으로 하루아침에 뒤엎는 걸 보면서 어영부영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정세균이 물러나든 내가 죽겠다”는 언론 보도가 맞냐고 확인하자 이 대표는 “정확히 맞다”고 답했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