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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장 막말’ 이기동 “우리 근현대사는 운동권 연표”

등록 2016-10-04 10:26수정 2016-10-04 11:18

이 한중연 원장, 국정화 교과서 편찬심의위원 시인
“항쟁사로 현대사 꾸미면 아이들 반항심만 고취시켜”
이기동 한국학중앙연구원장(왼쪽).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이기동 한국학중앙연구원장(왼쪽).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무단으로 국정감사장을 이탈하고 화장실에서 국회의원을 향한 욕설로 물의를 일으킨 이기동 한국학중앙연구원장이 이번에는 민주주의 항쟁사가 담긴 근현대사를 “아이들의 반항심을 고취시키는 운동권 연표”라고 표현했다.

이 원장은 4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우선, 자신이 ‘국정화 역사 교과서’ 편찬심의위원임을 시인했다. 지난 30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감에서 ‘국정화 역사 교과서 초본을 봤고 근현대사 비중을 줄이라는 의견을 냈다’는 자신의 발언 배경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었다. 이어 ‘근현대사 비중을 왜 줄이라는 의견을 낸 거냐’는 질문에 이 원장은 다음과 같이 답변했다.

김현정 그런데 ‘근현대사 비중을 좀 줄여라’ 이렇게 개인의 의견을 말씀하셨다고요?

이기동 원래 그거는 근현대는 전부가 사건사입니다. 그러니까 이것은 역사 사전에 항목 그냥 한두 줄씩 해설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시간적인 폭, 즉 50~100년을 폭으로 한 구조적인 분석이 전혀 없는 겁니다.

김현정 그런데 아이들한테 알려야 되지 않겠습니까? 근현대사 민주주의가 발전하기 시작한 역사를요?

이기동 그게 소위 운동권 연표인데요.

김현정 운동권 연표라고 생각하세요? 우리가 민주주의를 확보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 안 하세요?

이기동 네, 한번 생각해 봅시다. 우리가 교과서라는 게 뭡니까? 이게 또 자라나는 세대인데 쉽게 이야기해서 소위 국가 권력에 대한 대항사로서, 항쟁사로서만 현대사를 꾸민다면 애들은 계속 소위 반항심 고취가 하나의 수단이 되는 겁니다.

이 원장은 국감장에서 교문위원장의 허락도 받지 않고 화장실을 가겠다며 자리를 일어선 자신의 행태에 대해서는 “욱한 게 아니라 완전히 100%로 생리적인 일이었다. 한 시간에 한 번꼴로 잠깐 화장실에 들러야 되는 실정”이라며 “감사장을 피하려고 한 게 아니고 생리적으로 많이 참았고, 또 앞에 물도 꿀꺽꿀꺽 먹었더니 요기를 느껴서 간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원장은 화장실에서 국회의원들을 “새파랗게 젊은 것들”이라고 지칭했다는 주장을 두고서는 “(내가) ‘새파랗게 젊은~’ 그렇게 길게 호흡을 할 수 없다. ‘아유, 이거 못해먹겠다’라고 하는 그런 푸념이었던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 원장은 “(의원들이) 7분이라는 제한된 시간에 질의를 하니까 가급적 본인들이 발언을 많이 하지 않고 자기식의 결론을 내리고 ‘그러냐, 아니냐’ 양자택일을 강요했고 제가 부연설명하면서 뭘 말하려고 그러면 말을 끊었다”며 “의원은 치매니 뭐니 그런 면박을 마구 해도 되는 거냐. 인격모독을 마음대로 해도 되는 거냐”며 불만을 드러냈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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