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에 혁혁한 공을 세운 이상돈 국민의당 의원.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2012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으로 참여해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에 큰 공을 세운 이상돈 국민의당 의원이 그해 9월, 박근혜 후보의 인혁당 과거사 발언 때부터 “기대했던 모습과 어긋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박근혜 후보는 당시 1975년 인혁당 관련자들에 대한 사형 판결과 2007년 재심 사건에서의 무죄 판결을 놓고 “똑같은 대법원에서 다른 판단이 나왔다”며 유족들에게 사과할 뜻이 없음을 명확히 했다. 재심의 의미조차 모르고 있음을 자인하는 이른바 ‘2개의 판결’ 발언이었다.
이 의원은 당시 김종인 비대위원과 홍사덕 전 의원을, 함께 중요 사안을 논의했던 ‘우리’라고 표현하며 “(인혁당 판결 관련해) ‘우리’ 공식라인에서 올린 얘기와는 전혀 다른 말을 대통령이 해서 굉장히 충격을 받았고 잘못되고 있다고 생각했다”며 “그걸 보고 저는 대통령이 이 문제에 대해서 잘못된 판단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고 그 내용을 인터뷰해서 크게 보도가 됐는데 대통령 모습이나 안색이 바뀌더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우리’끼리 모여서 얘기할 때도 최순실씨가 대통령 옷을 계속 공급하고 있는데 옷만 공급한다면 문제 없겠지만, 그 이상의 것으로 발전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혹시 그 이상의 것이 있는 게 아닌가, 하고 걱정을 했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씨 같은 경우는 끊어낼 수 없었고 그 점을 이용해서 지위를 차지했던 사람들이 많다. 최순실씨도 문제고, 대통령도 문제고, 알량한 권력과 지위를 보고서 불나방처럼 모여들었던 사람들이 문제”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이 (대선 캠프에서) 총괄본부장을 맡았던 최경환 의원 때문에 국회의원도 되고 그랬다. 최경환 의원은 이른바 문고리라고 불린 안봉근 전 비서관과 가까웠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남에게 의존하는 사람은 더 이상 대통령이 아니다. (박 대통령은 임기를 채우기가) 어렵다고 본다. 한계가 왔다. 모든 걸 내려놓는 게 제일 중요하다”며 “(이정현 대표를 비롯한 친박계 인사들도) 정계은퇴 해야 한다. 나라를 이렇게 만들었는데 그 정도 책임은 져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김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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