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여옥 전 한나라당 의원이 ‘최순실을 몰랐다’는 친박 정치인들의 주장에 대해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것보다 더 심한 얘기”라고 비판했다. “과거 정윤회·최순실 부부 주변에 좀비 같은 사람이 많아 괴이한 형태로 국정이 흘러갈 것이라고 봤다”는 말도 했다.
전 전 의원은 1일 SBS ‘박진호의 시사 전망대’ 인터뷰에서 “(당시에는 박 대통령의 최측근이) 최순실씨라고 생각하지 않고 최씨의 남편인 정윤회씨가 언론이나 정책 등을 챙기고. 최순실 씨는 의상부터 소소한 박 대통령이 필요로 하는 생활용품을 챙기고. 이런 것이라고 생각을 했다. 어쨌든 대통령이 되게 되면 그 두 부부가 국정을 농단할 것이라고 봤다”고 말했다. 그는 “여의도를 왔다 갔다 하는데 인사도 하지 않는, 그 주변에 이상한 사람들이 참 많았다”며 “박근혜 대통령의 ‘문고리 3인방’도 (다른 사람들과) 상대를 하지 않아 보좌관들 사이에 국회의원급 보좌관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여러 상황을 보고 국정이 매우 기이한 형태로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2006년 열린우리당이 행정수도 이전 문제를 국회에서 표결로 강행 처리하려고 하자 당시 한나라당 대표였던 박 대통령이 “벌벌 떨며”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어 조언을 구했다는 일화도 전했다. 당시 한나라당 대변인이었던 그는 “수도 이전 투표 상황도 굉장히 위급하고 긴박한 상황인데 (박근혜 대통령이) 거기서 벌벌 떨고만 있었다”며 “그래서 제가 너무 답답해서 (만날 전화하는 누군가에게) ‘전화 좀 해보세요’ 그랬다. 진짜 제 말이 끝나자마자 저 구석에 가서 전화를 하더라. 그것을 보고 억장이 무너졌다”고 말했다. 그는 “(한나라당 의원들이 이런 상황을) 다 경험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전 전 의원은 “(박근혜라는 사람의 캐릭터를) 친박들은 다 알았다. 그러면 그것을 국민들께 보고를 하는 것이 기본 의무”라며 “박근혜라는 한 정치인의 이름을 딴 친박연대라는 당이 있었던 것 자체가 정치의 이단이다. 사이비 정치였다. 진박 감별사라고 자신을 자처한 정치인이 있었다는 것은 정치를 했던 사람들은 다 죽어버리고 싶을 정도로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관련영상] ‘최순실 쓰나미’, #박근혜 수사는? /더정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