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늘푸른한국당 공동대표.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스탈린이 죽었을 때 스탈린 장례식에서 스탈린 딸이 한 이야기가 있어요. 우리 아버지 장례에 와줘서 고맙다고 이야기 하고, ‘우리 아버지가 그렇게 독재를 한 것은 그때 침묵한 여러분들의 책임도 있다’,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어요. 박 대통령과 최순실의 관계를 친박들이 보고 묵인했다면, 그 묵인한 친박들을 보고 있는 비박들도 똑같잖아요.”
이재오 늘푸른한국당 공동대표(전 새누리당 의원)가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최순실씨의 국정농단에 친박이나 비박이나 똑같은 책임이 있다고 일갈했다. 이 대표는 2일 YTN ‘신율의 출발 새아침’ 인터뷰에서 “공식적인 당 조직이 결론을 전하면 (박근혜) 대표 시절에, 그 자리에서 즉답을 주는 것이 아니고 좀 기다려보라고 하고 하루 후에 답이 내려오는 경우가 있었으니 (비선이 있다는) 의심들을 하게 됐다”며 과거를 떠올렸다. 이 대표는 조윤선 정무수석이 11개월 동안 박 대통령을 단 한 차례도 독대하지 못했다는 사실도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정무수석의 의견이 하나도 대통령에게 반영이 안 되었다는 이야기다. 그러면 ‘이렇게 하면 안 됩니다. 대면보고 들어야 합니다’ 라든지, 아니면 나는 못하겠다든지, 이런 사람들이 없었으니까 이렇게 사태를 키운 것”이라며 “박근혜 정권 하의 사람들이 수석이든 장관이든 다 그런 사람들만 앉아 있으니까 일이 커지는 거다. 그냥 그 권력에 눌려서, 자기 자리에 취해서 정무수석이 11개월 동안 독대 한 번 못했다면 그게 정상적인 나라인가”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친박이) 대통령에게 바른 말 하는 사람들은 다 쳐내고 자기네들이 대통령 시키는 대로만 당에다 전달하고 그러니까 일을 이렇게 키웠다”며 “대통령을 저렇게 만든 사람들도 당을 나가야 한다. 정치를 망친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비박들도 친박의 그런 행태를 보고, 그때 당을 깨든지, 싸우든지 해서 바로잡아야지, 그때는 대통령 권위에 눌려서 친박들이 악쓰는 데 밀려서 가만히 세월 보내다가, 지금 일 터지니까 너만 잘못했다, 나가라고 하는 비박들도 정치적으로는 똑같은 사람들”이라며 “새누리당으로서는 친박이든 비박이든 정치적 수명은 다 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김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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