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염병 안 던진다고 이 집회를 우습게 봐선 안 됩니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15일 한겨레TV ‘더정치’에 출연해 평화적 촛불 민심의 무게감을 강조했다. 노 원내대표는 “2만명 모였던 첫 집회부터 참여했는데 에스엔에스(SNS)에 오른 후일담을 보니 대통령 물러가라고 하면서 ‘어제 집회 재밌어서 좋았다’고 한다”며 “자기 식구들 데리고 (집회에) 나오는 건 존재를 걸었다는 거다. (박근혜 대통령은) 집회가 평화적으로 축제처럼 이뤄진다고 가볍게 볼 게 아니라 더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노 원내대표는 “87년 6월 항쟁 당시에 2월부터 6월까지 5~6개월 사이에 점점 달아올라 100만명이 거리에 나왔는데 이렇게 빠르게 국민들의 맘이 강하게 표출된 건 드물다”며 “박 대통령은 2~3주 사이에 뭔 일이 있었나 맘의 준비가 안돼있지만 앞으로 박 대통령도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지속될 촛불 민심에 따라 박근혜 대통령이 사퇴를 선언할 가능성도 있다고 본 것이다.
정의당은 일찌감치 ‘하야선언-과도내각-대통령사임-조기대선’이라는 ‘질서있는 퇴진’ 로드맵을 내놓았다. 새누리당이 환골탈태할 때까지 교섭단체 권한을 인정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도 했다. 노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관계는 이승만과 이기붕의 관계”라며 “촛불민심을 대변해서 새누리당의 각성을 촉구한 것”이라고 말했다. 노 원내대표는 “우선 국민들의 관심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모여있지만 이번 기회에 뭐가 바뀌어야 하는가, 국민들 마음 속에는 리스트가 있다”며 새누리당, 전경련, 검찰, 제 기능 못하는 공영방송 등을 꼽았다. 노 원내대표는 “대통령 한 명만 교체되는 걸 원하는 게 아니다. 우리 사회를 거듭나게 하는 큰 변화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희망이 높다는 걸 광장에서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노 원내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이 권한은 내려놓지 않고 국회에 총리 추천을 요청한 행태를 “법률상 배우자(황교안 총리) 있고, 이혼하지 않은 채 약혼자(김병준 총리 후보자) 있고, 파혼하지 않고 새 배우자 물색하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대통령을 향한 하야 요구와 탄핵 추진을 병행해야 한다고 주장한 노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이) 탄핵됐을 때 문자 해고 통보받은 사람(황교안 총리)이 권한대행이 된다는 건 헌정과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고 말했다.
경기고 동기동창인 황교안 총리를 검찰청사에서 피의자와 공안검사로 만났던 일화도 소개했다. 다른 검사에게서 조사를 다 받은 노동운동가 노회찬을 ‘황교안 검사’는 자기 방으로 불렀다. 포승줄 풀어주고 담배도 피우고 커피도 함께 마셨다고 한다. “어떻게 지내냐”는 ‘황 검사’의 물음에 ”서울구치소 새로 옮겨가서 덜 춥고 괜찮다”고 답하니 “그게 문제다. 구치소 지을 때 이렇게 따뜻하면 안 된다고 했었다”는 게 ‘황 검사’의 반응이었다.
노 원내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을 ‘죄의식 없는 확신범’이라고 규정한 이유, 야권 대선주자들에 대한 평가, 향후 개헌 방법론 등도 ’더정치’에서 소개했다.
◎더정치 22회 노회찬 편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