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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서거 5개월 전 ‘마지막 인터뷰’ 8년만에 공개

등록 2017-01-09 11:22수정 2017-01-09 11:29

호주국립대 김형아 교수 인터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5개월 전 인터뷰가 뒤늦게 공개됐다. 김형아 호주국립대 교수는 2008년 12월8일 봉하마을에서 노 전 대통령을 인터뷰한 내용을 최근 지난달 18일 ‘저널 오브 컨템퍼러리 아시아(Journal of Contemporary Asia)’ 온라인판에 실었다. 김 교수는 ‘노무현 대통령의 마지막 인터뷰와 한국 내 노무현 현상’이라는 제목의 25쪽짜리 논문에 노 전 대통령과의 인터뷰를 담았다.

노 전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민주주의의 3요소로 △권력층의 규범 준수, 즉 법의 지배 △대화와 타협의 정치 문화 △자유와 평등을 꼽으면서 “민주주의의 진전을 진정으로 원했지만, 민주주의가 얼마만큼 진전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명박 후보가 승리한 2007년 대선 결과에 대해서는 “한 나라에서 10년 후 행정부에 변화가 있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대선은 전임자가 아닌 새로운 후보자들에 대한 평가지만 둘은 자주 혼동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은 “한국 정치는 완전히 낡은 지역구도로 돌아갔다. 이것은 결국 민주주의에서 타협의 정치라는 것이 전혀 작동하지 못하는 구조를 의미한다”며 “시민의 능력을 계속 동원하고 조직하는 데 실패했다”고 짚었다.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의 이름을 평화번영 정책으로 바꾼 이유는 “북한이 ‘햇볕’이라는 용어를 불편해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우리의 파트너가 의구심을 갖는 이름을 계속 사용할 필요가 없다고 봤”으며 “그들은 ‘햇볕’이라는 용어가 그들이 옷을 벗어던지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지 의구심을 가졌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과는 불편한 문제들이 없었다”며 대미 관계의 안정성을 설명했다. 그는 “서로 관점은 달랐지만 미국이 우리를 일방적으로 한 건 없다. 그들은 우리가 그랬던 것처럼 지속적으로 우리의 입장을 존중했고 우리도 일방적으로 미국을 밀어붙이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일본에 대해서는 “비전이나 확고한 의지 없이 단지 수완(skill)으로 운영되는 것이 일본의 한계”라고 비판하며 “한일관계는 경제와 고착화한 국수주의, 편협한 국가 통제주의의 틀 안에서 이따금 충돌을 계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인터뷰가 정치적 논쟁에 휘말리는 것을 경계했다는 김 교수는 논문 초록에서 “노 전 대통령과의 마지막 인터뷰는 ‘노무현 현상’, 특히 2017년 대선과의 연관성에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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