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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국가냐 아니냐, O·X로” 김진태-홍준표 설전

등록 2017-03-26 14:23수정 2017-03-27 01:17

자유한국당 대선주자 토론회
김 ‘색깔검증’ 시도에 홍 “애들도 아니고…”
이인제, 당적 변경 논란엔 “이해관계 쫓은 것 아니야”
자유한국당 대선주자인 김진태 의원(왼쪽부터), 이인제 전 새누리당 최고위원 , 김관용 경북지사, 홍준표 경남지사가 26일 오전 여의도 KBS 스튜디오에서 열린 대선후보 경선 토론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자유한국당 대선주자인 김진태 의원(왼쪽부터), 이인제 전 새누리당 최고위원 , 김관용 경북지사, 홍준표 경남지사가 26일 오전 여의도 KBS 스튜디오에서 열린 대선후보 경선 토론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북한이 국가냐, 아니냐? O·X로만 (말해달라).”

26일 열린 자유한국당 대선주자 KBS 토론에서 김진태 의원이 홍준표 지사에게 던진 질문이었다.

사회자의 질문은 ‘진보 진영이 적폐청산을 강조하는데 보수당 입장에서 적폐는 뭐가 있느냐’였다. 김 의원은 “적폐청산이라 하는데 그 말을 한 문재인 측은 그 분 자체가 적폐다. 우리나라를 좌경화로 만들어놓은 게 적폐인데 누가 누굴 상대로 얘기하는지 모르겠다”며 먼저 문재인 전 대표를 겨냥한 뒤 갑자기 표적을 홍 지사로 돌린 것이다.

갑작스런 ‘OX 퀴즈’에 홍 지사는 “애들도 아니고 그리 물으면 안 된다”며 “북한은 국제법상 91년부터 국가다. 국내법으로는 국가가 아니다. 헌법상으로는”이라고 답했다.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는 헌법 조항과 1991년에 남북한이 유엔에 동시가입한 역사를 되짚으며 김 의원의 질문 자체가 부적절함을 지적한 셈이다.

김 의원은 “제일 중요한 게 헌법이다. 북한이 국가냐 아니냐 하면 그냥 아니라고 하셔야 한다”며 “국가보안법 있어야 되냐, 안 되냐”는 질문까지 이어갔다. “초등학생 대답하는 것도 아니고 어이가 없다”며 웃는 홍 지사를 향해 김 의원은 “2007년 대선 경선에 나오셔서 국가보안법에 문제 있으니 ‘북한을 반국가단체로 규정한 조항 폐지해야 한다’고 하셨다. 이에 대한 명확한 답변 바란다”고 몰아붙였다. ‘색깔검증’이었다. 홍 지사는 “당시 노무현 정부에서 국가보안법을 폐지하려 했고 우리가 폐지를 막기 위해 개정하자고 한 거다. 박근혜 대표가 주도해서 내가 TF팀장을 했다”고 답했다.

적폐청산 논쟁에서 ‘의외의 일격’을 당한 홍 지사는 “턱도 없는 소리 말고 적폐청산론 얘기하겠다”며 다시 전열을 정비한 뒤 문 전 대표를 겨냥했다. 홍 지사는 “문재인 후보는 북한 김정은이하고 친구하겠다고 한다. 김정은하고는 친구한다 하고 반대 정당은 청산대상이란다”며 “적폐는 좌파정권 10년동안 얼마나 많았나. 뇌물로 출발해서 뇌물로 끝난 정권”이라고 주장했다. 홍 지사는 “자기들 적폐가 훨씬 컸다. 적폐는 좌파에도 우파에도 있다”며 “대한민국을 세탁기에서 한 번 돌리고, 좌우파 할 거 없이 새로 시작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인제 전 의원에게는 당적을 10여회 이상 바꾼 전력을 지적하는 방청객 질문이 들어왔다. “정치적 소신보다는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바꾼 게 아닌지, 대통령 되면 국민 위한 책임정치를 어떻게 실현할 건지, 대선이 야망을 위한 수단 아닌지?”라는 질문이었다. 이 전 의원은 “이해관계를 쫓아서 행보 결정한 건 단 한 번도 없었다. 험하고 고통스런 곳 찾아 계속 행진했고 수많은 경험을 온몸으로 흡수할 기회 갖게 됐다”며 “네티즌들이 불사조라는 별명 지어줬는데 이번에 대선 다시 도전하게 됐다. 시련과 역경 이겨낸 정신력으로 어떻게든 기여하겠다”고 답했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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