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여옥 전 의원.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보수 정치인 전여옥 전 의원이 진보정당인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의 공약을 극찬해 눈길이 쏠린다.
현재 채널A의 정치 예능 프로그램인 ‘외부자들’에 출연 중인 전 의원은 13일 페이스북에 “심 후보가 다음 방송에 나온다”며 “심 후보의 공약가운데 정말 제 가슴에 꽂힌 공약이 있었다”는 글을 올렸다.
전 전 의원이 꼽은 공약은 심 후보의 ‘청년 사회상속제’다. 이 공약은 기본소득제의 일종으로 매년 20살이 되는 청년에게 정부의 상속·증여세 세입예산을 활용해 1000만원 상당의 돈을 배당금 형식으로 주자는 것이다. 단, 1000만원 이상을 상속·증여받은 청년은 배당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다. 앞서 심 후보는 “세습으로 인한 불평등과 흙수저로 대변되는 수저론을 타파하겠다”며 공약의 취지를 밝혔다. 정의당은 배당금 1000만원은 2017년 상속·증여세 세입예산 5조4000억원을 20살 인구 추정치 60만 명으로 나눈 근삿값이라고 설명했다.
전 전 의원은 “정치를 그만두고 제일 후회되는 것이 현장에 있을 때 ‘청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것이었다”며 일본과 한국 사회의 청년 문제를 언급했다. 그는 “(현재는 아니지만)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이란 장기불황 속에서 일자리를 구하지 못했던 그 당시 ‘청년’들은 그럴듯한 ‘직장’에서 일하는 경험을 갖지 못했다”며 “지금 우리나라 젊은이들도 그럴 가능성이 크다”고 썼다.
전 전 의원은 “제가 진짜 꽂힌 것은 ‘보육시설을 나온 청년’에게 2000만원의 ‘사회상속’을 한다는 공약”이라며 자신이 한 보육시설 원장에게서 들었다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도 전했다. “제일 문제는 18살이 되어 맨몸으로 사회에 나가는 아이들이에요. 정말 가슴 아프지요. 결국 남자아이들은 유흥업소 기도로, 여자아이들도 그쪽으로 빠지는 경우가 많아요. 사회적으로 제도를 만들어서 지원을 해야지요.”
전 전 의원은 “제가 고민했던 그 ‘사회적 제도’를 심상정 후보가 공약으로 내놓아서 참 기쁘다. 아이를 낳고 기른 ‘엄마의 마음’이 공약에 스며든 것이다”고 심 후보를 극찬했다. “심 후보가 대통령이 되기는 힘들어 보인다”면서도 전 전 의원은 “대통령 당선자가 꼭 이 공약만은 받아서 실시했으면 좋겠다”는 희망도 비쳤다.
전 전 의원은 심 후보에 대해 “국회 있을 때 국회목욕탕(당연히 여성전용~)에서 자주 만나 아들 이야기부터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도 했다. 심 후보는 무산계급의 논리고 무장한 것이 아니라 합리적으로 자연스럽게 ‘약자를 보호하는 세상’에 관심이 있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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