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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MB 아바타입니까” 안철수가 목소리 높인 이유는?

등록 2017-04-24 16:08수정 2017-04-24 21:33

정치BAR_송경화의 올망졸망
안철수
안철수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관한 23일 밤 TV 토론회를 두고 여러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화제입니다. 본인 입으로 ‘엠비(MB) 아바타’나 ‘갑철수’와 같은 단어를 꺼낸 게 전략적으로 효과적이었냐는 논쟁이 오가고 있습니다. 캠프 내부에서는 “더불어민주당 네거티브 공세의 실상을 제대로 알릴 수 있는 기회였다”는 자평도 나옵니다만, 역효과가 컸다는 평가도 적잖습니다. 안 후보는 왜 TV 토론에서 황금 같은 시간의 상당량을 이런 공세에 할애했을까요?

호남·영남 지지율 동반하락 ‘대응책’

네거티브 차단 전략으로 토론회 나서

안철수 강점 부각 효과는 ‘글쎄’

안 캠프에선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공격할 경우 100% 승점을 딸 수 있다고 보는 포인트가 몇 가지 있습니다. ‘적폐세력의 지지를 받는 안철수’ 논란이 대표적입니다. 안 후보 쪽은 문재인 후보의 이같은 발언은 문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 나머지 국민들을 적폐세력과 동급으로 치부해 비판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갑철수’가 명시된, 민주당 캠프가 작성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문건도 마찬가지입니다. 민주당이 안 후보를 새정치가 아닌 갑질 정치인으로 모는 작업을 조직적으로, 그것도 세금(선거보조금)을 들여 한 만큼 반론의 여지가 없다는 것인데요. ‘상왕론’을 의식한 탓에 한동안 후보 앞에 나서기보다는 호남 유세에 집중했던 박지원 대표 겸 상임선대위원장이 공식선거운동 개시 뒤 처음으로 기자회견을 연 사안이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본 적이 없고, 공식 문건이 아니다”라고 일축했죠. 어제 안 후보는 이 문제를 놓고 문 후보에게 돌직구를 던지며 초반 기세를 잡고 이후 자신의 강점인 미래와 정책 얘기를 내놓으려 했는데, 생각만큼 잘 안 된 모양입니다. 캠프의 한 관계자는 “후보가 일단 이런 난상 토론에 익숙하지 않았다”면서 “시간이 좀 부족했다”라고 말했습니다.

안 후보가 갑철수, MB 아바타 논란을 신경 쓰는 것은 최근 지지율 추이와 연동돼 있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호남에서 안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하며 문 후보와 비슷한 수준으로까지 따라잡고, 역전한 여론조사 결과도 있었는데요. 최근엔 다시 뒤지고 있습니다. 호남에서 퍼지고 있는(안 후보 쪽에서는 상대방이 퍼뜨리고 있다고 보는) ‘MB 아바타’설도 지지율 하락에 일조하고 있다고 안 캠프에선 보고 있습니다. 호남에서 반문재인 정서가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에 50% 이상의 득표율을 얻을 수 있는데, 이 같은 ‘설’들이 발목을 잡는다는 겁니다.

그런데 사실은 안 후보 스스로가 이런 평가를 자초하는 측면도 있습니다. DJ 햇볕정책에 대한 ‘공과 과’ 발언이나 ‘사드 찬성’으로의 당론 변경 시사, 규제 완화를 골자로 한 규제프리존법 촉구, 일자리 창출 등에서 ‘민간 주도’를 강조하는 모습이 기업가 출신인 그의 이미지와 겹치면서 호남 표심을 주저하게 하는 겁니다.

영남에서는 정반대의 내용으로 비슷한 키워드가 있습니다. 역시 TV 토론에서 계속 등장하고 있는 ‘박지원 상왕설’입니다. 안 후보가 중도·보수 표심을 잡기 위한 행보를 아무리 해도 ‘결국 뒤에는 박지원이 있다’로 수렴돼버리는 것인데요. 박 위원장으로 대표되는 호남 세력에 대한 영남권의 반감을 잘 알기에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등은 이를 거듭 강조하고 있는 것이겠지요. 하루 10여곳의 유세 일정을 소화하며 호남 구석구석을 돌고 있는 박 위원장이 아직 영남에는 발길을 주지 않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이 상왕설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박 위원장은 어제 저녁 7시 자신의 지역구 목포에서 긴급하게 중대 결심을 발표했습니다. 안 후보가 대통령이 돼도 임명직 공직을 맡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입니다. 하지만 불과 토론회 시작 1시간 전에 발표해 크게 알려지지 않았고, 내용 자체의 효과도 크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결과적으로 영남에서의 ‘박지원 상왕설’, 호남에서의 ‘MB 아바타’설에 대응하기 위해 안 후보는 어제 TV토론 직전에 ‘박지원 중대 발표’라는 카드를 쥐었고 토론이 시작된 뒤에는 문 후보를 향해 문건 논란에 대해 적극적인 공세를 펼친 겁니다. 어떻게 보세요? 효과가 있었다고 보시나요?

요며칠 문 후보와의 격차가 벌어지는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되면서 캠프 내부에서는 ‘홍찍문’이 ‘홍찍홍’이 될까 우려하는 시각이 있습니다. 홍준표를 찍으면 문재인이 되니, 이를 막기 위해 안철수를 찍자고 했던 보수 표심이 ‘홍찍문’이었죠. 그런데 “안철수를 찍어도 문재인을 따라잡기 힘들 정도로 벌어지면 차라리 홍준표를 찍어 다음 정부에서 강한 야당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심리로 옮겨갈 수 있다”는 것이 캠프 한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이번 주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본다고 합니다. 호남 지지율 하락에 놀란 국민의당은 일단 집토끼를 확실히 잡기 위해서 이번 주 호남 총동원령을 내렸습니다. 안 후보는 현재(24일 오후) 목포로 가고 있습니다.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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