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안철수 2강 구도’가 최근 1강 1중 3약 구도로 급속히 재편되면서 진보 성향 후보에 대한 지지는 확장되고, 보수 후보의 지지는 분화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텔레비전 토론회에서 선전한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진보 성향은 물론 중도 성향 유권자까지 흡수하면서 진보 후보 지지의 ‘파이’를 키우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25~27일 조사해 28일 공개한 ‘4월 넷째주’ 여론조사 결과, 문재인 후보는 일주일 전보다 1%포인트 내려간 40%를, 안철수 후보는 6%포인트 하락한 24%를 기록했다. 11%포인트였던 격차가 16%포인트로 커진 것이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12%로 갤럽 조사에서 처음으로 10%대에 진입했고, 심상정 후보도 7%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4%다. 일주일 전 대비 홍 후보와 심 후보는 각각 3%포인트, 유 후보는 1%포인트 상승했다.
전주에 견줘 문 후보의 지지율이 1%포인트 하락했지만, 심상정 후보는 3%포인트 오르면서 진보 쪽 전체 지지율은 확장하는 모양새다. 심 후보는 자신을 ‘진보’라고 답한 응답층(4월 둘째주 5%→셋째주 6%→넷째주 13%)에서 지지율이 상승했고, 중도(4%→4%→6%), 보수(1%→1%→3%)에서도 소폭 올랐다.
반면, 보수 성향의 표심은 안철수-홍준표-유승민 후보로 분화하고 있다. 특히 보수층의 ‘안철수 이탈’이 뚜렷하다. 자신이 ‘보수’라고 답한 응답층에서 안 후보는 지난 3주 사이에 19%포인트(48%→45%→29%) 하락했다. 중도층(40%→34%→30%), 진보층(23%→19%→16%)의 하락폭보다 크다. 반면 홍 후보는 보수층에서(21%→20%→36%) 상승세를 보였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문재인 후보의 당선을 막기 위해 조건부로 안철수 후보를 지지하던 보수층이, 문-안 격차가 커지자 홍준표 후보 쪽으로 이탈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심상정 후보는 텔레비전 토론에서 차별화된 모습을 보이면서, 진보층은 물론 기성정치에 반감을 가진 중도층도 흡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전국 성인 1006명을 대상으로 이뤄졌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갤럽과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