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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박지원 ‘막말 지르기’ 승자는 누구?

등록 2017-07-11 11:55수정 2017-07-11 14:22

정치BAR_송경화의 올망졸망
그래픽_김승미
그래픽_김승미

카메라 앞에서 악수해도 냉랭했던 그들
탄핵정국 거치며 ‘존재감 경쟁’ 몰두
추, ‘국민의당 제보조작 사건’에 날 세우자
박, 에스엔에스·방송에서 독설로 반격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지원 전 국민의당 대표가 연일 부딪히고 있습니다. 전날 싸우다가도 다음날 웃으며 사진 찍는 게 정치인이라 하지만 박 전 대표와 추 대표가 만나 웃는 장면을 본 기억이 별로 없습니다. 둘 사이 갈등은 처음은 아닙니다. ‘전사’가 좀 있었습니다.

가까이는 지난해 11월이 떠오릅니다. 박 전 대표가 당시 국민의당 비대위원장으로서 한참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특검 정국을 주도하려 할 때였습니다. 그런데 추 대표가 14일 갑자기 대통령에게 단독 영수회담을 제안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청와대가 ‘대통령-여야 대표 회동’을 제안한 뒤 모든 야당으로부터 퇴짜를 맞은 지 1주일 만이었습니다. 제1야당 대표로 존재감을 위해 무리수를 둔 것 아니냐는 반발이 나왔습니다. 추 대표 비판에 앞장 선 이는 박지원 전 대표였습니다. 박 전 대표는 “제안한 추 대표나, (영수회담 제안을) 받은 대통령이나 똑같다”면서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영수회담은 민주당의 의총 논의에 따라 몇 시간 만에 취소됐지만, 박 전 대표는 다음날에도 추 대표에 대한 공세를 늦추지 않았습니다. 라디오에 나와 “추미애의 최순실”이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영수회담을 “추 대표가 중간에 한 사람을 두고 며칠간 추진한 것”이라는 주장이었습니다. 이름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당시 추 대표의 특보단장인 김민석 전 의원을 비선실세인양 비꼰 말이었습니다. 이튿날 두 사람은 야3당 회동에서 만났지만 카메라가 돌아가는 동안 별도 대화를 나누지 않은 채 냉랭한 모습을 유지했습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왼쪽부터),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2016년 11월17일 오후 국회 사랑재에서 만나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위한 야권 공조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왼쪽부터),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2016년 11월17일 오후 국회 사랑재에서 만나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위한 야권 공조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12월에도 갈등이 일어났습니다. 한참 탄핵이 논의될 때였습니다. 1일 오전 추 대표가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와 따로 회동을 하자 박 전 대표는 “경악했다”고 했습니다. 박 전 대통령 처리 문제를 두고 ‘야권 공조’를 위해 여당과 접촉하지 않기로 했는데 단독 행동에 나섰다는 비판이었습니다. 이날 오후 의원총회가 긴급 소집됐는데, 회의장에 들어가는 박 전 대표의 표정은 굳게 굳어있었고, 화가 나 상기돼 보이기까지 했습니다. 이후 추 대표와 박 전 대표 등 야3당 대표 회동이 있었는데, 카메라들이 빠진 뒤 비공개 회의에서 문밖으로 두 사람의 고성이 흘러나오기도 했습니다. 두 사람은 감정적으로 이미 선을 넘은 것처럼 보였습니다. 이런 두 사람이 민주당과 국민의당의 선대위원장으로 지난 대선을 치렀습니다.

이번에는 추 대표가 본격적으로 총을 쏘는 모양새입니다. ‘문준용 제보 조작 사건’으로 수세에 몰린 박 전 대표에게 ‘머리 자르기’ 등 맹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잔뜩 움츠려있던 국민의당은 이 발언으로 역공의 빌미를 찾은 것 같습니다. 추 대표를 향해 “검찰 총장이냐”느니 “바보”라느니 비판과 비난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추 대표는 이에 지지 않았습니다. ‘머리 자르기’ 발언으로 박 전 대표 등 지도부 책임론을 본격화한 데 이어 7일엔 “미필적 고의”를 언급했고 10일엔 박 전 대표와 이준서 전 최고위원 사이 36초의 통화를 거론하며 “(제보에) 최종 컨펌하는 시간은 36초로 충분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국민의당이 국회 ‘보이콧’이라는 강수를 뒀지만 추 대표는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입니다.

여기에 또 가만히 있을 박 전 대표가 아닙니다. 페이스북에 추 대표에 대한 비판을 계속 올리고 있습니다. “정국을 실타래처럼 헝클어뜨리는, 집권여당 대표로 자격미달이고 비상식적이다”, “담당 검사의 역할은 담당 검사에게 맡기고 집권여당 대표의 역할만 하길 촉구한다” 등…. 10일엔 밤 9시40분 종편 뉴스 프로그램에 출연한다는 글을 올리면서 “추미애 대표의 저와 국민의당에 대한 음해에 대해 질문이 있다면 사실을 밝히겠다”고 예고하기도 했습니다. 방송 10분 전에도 “추미애 대표의 허무맹랑한 엉터리 주장에 질문이 있다면 응답합니다”고 예고하고, 방송 끝나고도 비판 글을 또 올리고…. 박 전 대표의 타임라인은 온통 ‘추, 추, 추’ 입니다. 검찰 수사가 최종 마무리될 때까지 두 사람 사이 총질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아니, 수사가 끝난 뒤에도 다른 사안으로 이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상극인 것처럼 보이는 두 사람 사이에도 공통점은 있습니다. 최근 눈에 띄는 것은 에스엔에스(SNS)를 통한 ‘자기 정치’에 활발하다는 점입니다. 둘 다 페이스북에 자기 목소리를 열심히 내며 존재감 높이기에 열중입니다. 박 전 대표는 더이상 당 지도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페이스북을 통해 지도부보다 더 뜨거운 화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도부 교체 뒤에도 ‘박지원 목소리가 너무 크다’는 당내 불만이 나올 정도입니다. 추미애 대표는 에스엔에스계의 신흥 주자입니다. 국민의당 비판을 비롯해 강성 발언을 이어가면서 최근 온라인상에서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로부터 큰 성원을 받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민주당 내에서 우려도 나옵니다.

박 전 대표는 10일 페이스북에 올린 ‘추’ 저격 글에서 “참으로 다행인 것은 추 대표가 일찍 사법부를 떠난 것이다”라고 적었습니다. “사법부에 남았다면 이런 편향된 시각으로 집권여당을 망가뜨리듯 사법부까지 어떻게 되었을까 끔찍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눈치채셨겠지만 방점은 “사법부를 떠나 다행”이 아니라, 정치권에 와서 “집권여당을 망가뜨렸다”에 있습니다. 그런데 추 대표를 정치권에 데려온 사람은 바로 김대중 전 대통령입니다. 이것도 공통점이겠네요. 두 사람 중에 디제이(DJ)를 언급하며 공격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관전 포인트였는데, 추 대표였습니다. 10일 추 대표는 “디제이(DJ)로부터 정치를 배웠다는 박 전 대표에게 행동하는 양심을, 양심에 기반한 행동을 김대중 전 대통령이 가르치신 것과, 그것을 잊지 말기를 촉구한다”고 말했습니다.

박 전 대표는 바로 또 되받았습니다. “추 대표가 디제이의 딸이라고 사칭하고 다녔는데 지금은 불리하니까 말을 안한다. 추 대표는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의 주범이다.” 과거를 부정하고 ‘문재인 라인’으로 변신했다는 취지입니다. “(디제이가) 왜 추미애가 내 딸이라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한 적이 많았다”고도 했습니다. 끝이 없습니다.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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